집값 뛰자 보류지 띄우는 재건축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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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남겨둔 '보류지'가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시장에 나오고 있다.
통상 보류지는 현금 동원력이 필요해 조합이 실거래가와 유사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지만, 최근 시장 회복 움직임이 조금씩 감지되면서 조합들도 가격을 올려 보류지를 판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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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내놔
조합원들 가격민감도 커져 갈등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남겨둔 ‘보류지’가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시장에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을 넘어 이제는 인천과 부산 등으로 가격 상승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통상 보류지는 현금 동원력이 필요해 조합이 실거래가와 유사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지만, 최근 시장 회복 움직임이 조금씩 감지되면서 조합들도 가격을 올려 보류지를 판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백운주택1구역 재개발조합은 보류지 7채를 이달 12일까지 매각 중이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에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으로 다시 지어지는 해당 단지는 총 746가구 규모로 이달 준공 예정이다.
조합이 책정한 보류지 최저입찰가는 전용 59㎡ 기준 5억원~5억1000만원, 전용 84㎡는 7억원이다. 실제 분양권 거래가 지난달 전용 59㎡ 4억3000만원~4억8000만원대, 전용 84㎡는 6억4000만원~6억6000만원에 손바뀜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수천만원 높게 보류지를 판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일부 단지에서만 실거래가보다 높게 책정됐던 보류지가 이제는 서울 외 지역에서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대연 4구역 재개발로 지난해 입주한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대연푸르지오 클라센트’도 지난 4월 전용 84㎡가 5억6581만원에 거래됐는데 보류지 입찰기준가는 6억4000만원으로 책정됐다.
강남의 경우 보류지 가격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전용 59㎡ 보류지를 올 3월 21억원에 내놨는데 거듭된 유찰에도 가격을 올려 지난 달 최저 입찰가가 23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6702가구 규모 대단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류지 가격에 대한 조합원들 민감도도 커지는 추세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둔 안양시 안양동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안양 진흥아파트 재건축)’은 최근 대의원회 안건에 보류지 최저입찰가를 조합원 분양가로 책정했는데, 이에 대해 조합원들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안양 진흥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보류지 가격이 낮아지면 비례율이 떨어진다고 항의가 많은데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위해 절차 상 조합원 분양가로 보류지 가격을 넣은 것이고, 추후 입찰 공고 낼 때는 최상위 가격으로 매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류지의 경우 매각이 입주 직전에 이뤄지거나 입주 후 진행돼 입주까지의 기간이 길지 않다. 청약과 달리 낙찰을 받으면 주택담보대출이나 중도금대출이 불가하기 때문에 현금으로만 잔금까지 모두 치러야 해 자금 부담이 큰 편이다. 따라서 현금 동원력이 관건으로, 보류지는 실거래가와 유사하거나 소폭 낮을 때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진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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