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돌풍...이민·고물가에 뿔난 젊은층
중도우파 EPP 191석 1위는 사수
우크라·중동전쟁에 안보 불안 확산
20·30대, 반이민·민족주의 SNS 결집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민주주의 행사’인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돌풍이 이어졌다. 특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인구 규모가 큰 주요국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 정당이 약진했다.
고물가, 이민자 급증과 우크라이나·중동 전쟁으로 고조된 안보 불안감에 불만이 커지며 극우 포퓰리스트·민족주의 성향 정당 약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무능한 기존 유럽 정당을 심판하고자 하는 2030 유권자를 틱톡과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결집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중도우파가 1위를 사수했지만 극우 정당이 약진하며 유럽 정치 지형의 ‘우향우’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회가 이날 오전 0시께 발표한 잠정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91석(26.53%)을 얻어 유럽의회 내 제1당 유지가 예상된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5석(18.75%)을 차지, 의석 비중이 현 의회(19.7%)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현재 102석(14.5%)에서 크게 줄어든 83석(11.53%)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 정치세력은 선거 전 여론조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예고된 대로 약진했다.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9.8%)에서 71석(9.86%)으로,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7.0%)에서 57석(7.92%)으로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현 의회와 비교하면 ECR과 ID 의석 총합은 10석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정치그룹에 속해 있지 않은 ‘무소속’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의 약진도 눈에 띈다. 독일대안당(AfD)은 독일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2위를 차지, 유럽의회에서 적어도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의회 선거는 기존 정당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AP통신은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유권자의 마음을 짓눌렀던 사안 중 하나”라며 “물가 상승과 농민의 불만 속에 극우 정당이 더 많은 권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서 기존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가 극우 정당에 표를 몰아줬다.
프랑스 출구조사에 따르면 극우정당 RN은 약 32%의 득표율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RN은 유럽의회 내 극우 정치그룹(ID) 일원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은 예상 득표율이 RN 절반 수준인 15.2%를 기록했다.
독일에서는 최근 뇌물 스캔들과 나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극우정당 AfD가 16.5%의 득표율을 확보해 2위 정당에 올라섰다. 보수 성향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9.5%의 득표율로 예상됐다.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소속인 SPD은 AfD에 밀려 3위를 기록하는 대굴욕을 안겼다.
2030세대를 사로잡은 것도 지지율 상승에 한 몫 했다. 올해 29세인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틱톡과 인스타에서 20대 유권자에서 각광 받는 차세대 정치인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만해도 각각 120만명, 55만명이다. AfD 역시 공식 계정 틱톡 팔로워가 40만명 이상으로, “진짜 남자이자 애국자는 우익” 등 정당 입장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표심을 얻었다.
극우 정당의 득세로 유럽의회도 변동이 예상된다. 유럽 의회는 중도성향의 유럽인민당(EPP)을 포함해 총 7개 정치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예상의석 수 191석을 확보한 EPP는 1위 자리를 지킨 EPP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2·3당이자 기존 협력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등과 계속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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