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CDMA 상용화 이끈 SKT, 국내 첫 ‘IEEE 마일스톤’ 등재

성유진 기자 2024. 6. 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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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본사 사옥 외벽에 설치된 ‘IEEE 마일스톤’ 현판. /SK텔레콤

SK텔레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삼성전자·LG전자가 함께한 1996년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대규모 상용화가 ‘IEEE 마일스톤’에 등재됐다.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는 1884년 토머스 에디슨과 그레이엄 벨 주도로 창설된 전기·전자공학분야 세계 최대 학회로, 1983년부터 사회와 산업 발전에 공헌한 역사적 업적에 ‘IEEE 마일스톤’을 수여하고 있다.

‘IEEE 마일스톤’은 해당 업적이 등장한 지 25년이 넘어야 등재 가능한 일종의 ‘명예의 전당’이다. 현재까지 200개 넘는 마일스톤이 등재됐지만 미국·유럽·일본 같은 기술 강국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처음으로 이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SK텔레콤은 “25년 이상 지난 업적을 심사하는 IEEE 절차를 고려해 2016년부터 CDMA 성공 사례를 등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앞서 IEEE 마일스톤에 선정된 업적으로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전기 연구(1751년), 볼타의 전기 배터리 발명(1799년), 마르코니의 무선 전신 실험(1895년), 최초의 무선 라디오 방송(1906년), 최초의 텔레비전 공개 시연(1926년), 최초의 반도체 집적회로(1958년), 컴퓨터 그래픽 기술(1965~1978년), 최초의 인터넷 전송(1969년), QR코드 기술 개발(1994년) 등이 있다.

◇이동통신 성장 기폭제된 CDMA 상용화

CDMA는 2G(2세대 이동통신) 기술 중 하나다. SK텔레콤·ETRI·삼성전자·LG전자는 1990년대 이동통신 수요 폭증에 대응해 통화 용량을 아날로그 방식보다 1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CDMA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 문자 메시지 전송도 이때부터 가능해졌다.

당시 CDMA와 경쟁하던 기술로는 주파수를 시간대별로 나눠 정보를 전송하는 TDMA(시분할다중접속) 방식이 있었다.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에서 사용하는 TDMA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지만, 우리나라는 과감하게 CDMA를 선택했다.

정부는 ETRI가 국내에 도입한 CDMA 기술을 기반으로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 산하에 이동통신기술개발사업관리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삼성전자·LG전자가 협력해 CDMA를 국가표준으로 단일화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후 전 세계에 CDMA 방식이 보편화했고 이동통신 관련 국내 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SKT타워에 IEEE 마일스톤 인증 현판 설치

‘IEEE 마일스톤’ 수여식은 10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다. 기념 현판 제막 행사에는 캐슬린 크레이머 IEEE 차기 회장,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백용순 ETRI 입체통신연구소장,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제영호 LG전자 C&M표준연구소 연구소장이 참석한다.

현판 제막에 이어 열릴 기념행사에는 SK텔레콤 대표이사를 역임한 조정남 전 부회장, 표문수 마이써니(mySUNI) 총장, 하성민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CDMA 상용화 당시 개발부장을 맡았던 이주식 성균관대 교수, 과거 SK텔레콤 각 조직에서 CDMA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등 총 250여명의 업계·학계 관계자도 함께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자 SK텔레콤 부회장을 역임한 고(故) 서정욱 장관 유족에 감사패를 전달하는 수여식도 열린다. 올 1월 별세한 고인은 SK텔레콤 재직 당시 CDMA 상용화를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IEEE 마일스톤’ 등재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캐슬린 크레이머 IEEE 차기 회장은 “독창적이고 세상을 변화시킨 기술 사례이자 시대 혁신자에게 영감을 준 CDMA 상용화 업적의 마일스톤 등재를 축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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