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보다 ‘냉동김밥’… 美 러브콜에 삼양보다 주가 더 뛴 우양
냉동김밥 수혜 기대감… 생산업체 중 유일한 상장사
올해 당기순익 흑자 전환 전망… 핫도그보다 ASP 3배 높아
증권가는 빚투 차단 나서… KB증권, 증거금률 40→100% 상향
해외 시장에서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코스닥 상장사인 우양의 주가가 ‘불닭’으로 고공행진 중인 삼양식품 주가보다 더 치솟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양의 주가 급등은 오는 7월부터 냉동김밥을 미국에 수출한다는 소식에 실적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양은 최근 한 달간(5월 7일~6월 7일) 주가가 111.97% 치솟았다. 지난 7일엔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상단)를 찍고 90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우양의 주가 상승세는 ‘불닭볶음면’의 수출 증가로 급등한 삼양식품의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99.01%)보다도 높다. 개인투자자들과 기관은 이 기간 우양을 11억원, 9억원씩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우양은 전 거래일 주가가 급등한 여파로 이날 10시 58분 기준 2.88% 하락한 877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우양은 9910원까지 오르며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우양은 1992년 설립된 냉동식품 전문기업으로, CJ제일제당과 풀무원, 스타벅스, 이디야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우양의 주력 제품은 냉동 핫도그이고 국내 냉동 핫도그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창업 2세가 이끌고 있다. 2009년 2월 창립자인 이동규 대표가 사임한 뒤 아들인 이구열 대표가 회사를 운영 중이다. 이구열 대표는 지분율 33.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앞서 이구열 대표는 이동규 대표와 2000년부터 2009년까지는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경영했다.
우양의 주가 급등은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냉동김밥’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양은 내달부터 냉동김밥을 미국 대형마트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냉동김밥은 미국에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인데, 국내 생산업체 중에선 우양이 유일한 상장사다.
이에 냉동김밥 수출 증가에 따른 수혜를 우양이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냉동김밥 수출액은 약 605만달러(약 8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1.5% 급증했다.
우양은 월평균 냉동김밥 12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연매출 기준으로 약 200억원 규모인데, 올해는 약 1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냉동김밥은 핫도그 대비 자동화율이 더 높아 적정 마진이 핫도그 대비 2배 정도 크다”며 “핫도그보다 평균 판매단가(ASP)도 약 3배 정도 높아 실적 기여도는 빠르게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양은 2022년과 지난해 1억원,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30억원, 39억원씩 당기순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상 영업이익 100억원, 당기순이익 60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따라 우양은 투자금 확보에도 활발한 모습이다. 지난 4월 26일 우양은 재료비 사용을 이유로 26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다. 메자닌 전문 운용사인 씨스퀘어자산운용이 투자에 나섰다. 전환청구일은 내년 4월 30일부터 2029년 3월 30일까지고, 전환가액은 4447원이다.
현재 우양에는 미상환 CB로 23만4270주(전환가액 2988원)가 남아있지만, 이는 총주식 수(1636만6428주)의 1.43% 규모라 오버행 우려는 크지 않다. 새로 발행한 CB 물량을 합치더라도 전체 주식 수의 6.43% 정도다.
다만 주가가 짧은 기간 급등하자 일부 증권사는 ‘빚투’를 차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우양의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올리고 신용대출 종목군을 ‘불가’로 분류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우양에 지난 7일 종가가 15일 전 종가보다 100% 이상 상승한 것을 이유로 투자경고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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