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전기차 i4 eDrive40 | 폭발적 가속력…페달 밟으면 ‘윙윙’ 배기음
BMW i4 eDrive40은 BMW가 처음 선보인 준중형급 전기 세단이다. i4는 BMW의 그란쿠페를 기반으로 한다. 그란쿠페는 세단에 쿠페 디자인을 접목한 4도어 쿠페로 날렵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i4의 주력 모델은 eDrive40이고, 고성능 브랜드 M이 만든 M50은 마니아층을 공략한다.
BMW는 지난 4월 ‘202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i4의 부분 변경 모델 ‘뉴 BMW i4’를 공개했다. 2022년 i4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지 2년 만이다. 뉴 BMW i4는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으로 독일 뮌헨에서 생산된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기존 i4 eDrive40을 시승했다.
i4 eDrive40은 폭발적인 가속력이 돋보였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몸이 서서히 뒤로 쏠리면서 앞 유리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속도계가 빠르게 상승했다. 싱글 전기모터가 탑재되는 후륜구동 모델 i4 eDrive40은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43.9㎏.m의 주행 성능을 지녔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7초다. 두 개의 전기모터가 탑재되는 사륜구동 모델 M50의 최고 출력은 544마력, 제로백은 3.9초 수준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힘과 속도에 따라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배기음 소리가 쌓이는 게 인상적이었다. BMW는 i4를 개발할 때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치머와 협업해 전기차용 가상 배기음 ‘아이코닉 사운드’를 만들었다. 전기차는 배기음과 진동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사고 위험을 낮추고 운전자의 주행 만족감을 더하는 가상 배기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행할 때 들리는 ‘윙윙’ 소리는 한스 치머가 작곡한 영화 ‘다크나이크’ ‘인터스텔라’의 배경음악처럼 차분하고 웅장했다. 차체에는 BMW 특유의 스포츠 성향을 더해주는 설계 기술이 반영됐다. 비틀림 강성이 높지만 가볍게 설계됐고, 공기저항계수가 낮아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다. BMW 3 시리즈보다 차체 무게중심이 최대 53㎜ 낮고, 앞뒤 무게 배분이 50 대 50에 가깝다. 넓은 윤거(좌우 타이어 간 거리)까지 확보해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나타낸다. 에어 스프링이 장착된 리어 서스펜션은 불규칙한 노면과 요철 충격을 흡수해 장거리나 고속 주행에서 더욱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에어 스프링 서스펜션은 통상 1억원 이상의 차량에 장착되는 고급 사양이다.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삼성SDI가 공급하는 프라이맥스 젠5(Gen.5)다. 배터리 용량은 83.9㎾h㎾h(킬로와트시)로 완충 시 최대 429㎞(M5 3789㎞)를 달릴 수 있다. 최대 205㎾ 출력 DC 고속 충전 스테이션에서 충전하면 i4 eDrive 기준 10분 만에 최대 164㎞ 주행거리를 확보한다.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적응형 회생제동 기능도 더해졌다. 전기차는 감속할 때 바퀴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이 있다. i4는 차량이 주변 상황, 차량 흐름을 판단해 감속 속도, 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 전기차 감속 시 발생하는 특유의 울컥거림을 줄였다. 더 강력한 회생 제동을 원하면 D(드라이브)로 맞춘 기어 레버를 살짝 밀어 B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B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가장 센 회생제동이 이뤄진다. 정차까지 가능해 브레이크 없이 가속 페달로만 가속과 감속을 제어하는,이른바 ‘원 페달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 3월부터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영하는 기초 드라이빙 프로그램 ‘스타터 팩’에 i4 eDrive40을 도입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의 스타터 팩은 주행 이론, 안전 교육, 각종 주행 상황의 위험 대처 방법, 서킷 주행 등의 과정으로 구성됐다. 내연기관과 다른 전기차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한 모델을 통해 BMW 전기차 특성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인다는 목표다.i4의 외관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 4 시리즈 그란쿠페와 유사하다.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 푸른색의 아웃 라인 그리고 전용 보디킷이 더해졌다. 전면부는 수직형 키드니(콩팥) 그릴이 눈에 띄었고, 얇게 디자인된 헤드라이트는 강렬하고 날렵한 인상을 준다. 몇 년 전부터 BMW는 수평형 키드니 그릴 대신 수직형 키드니 그릴을 채택하고 있다. 측면부는 매립형 손잡이, 프레임리스 도어, 매끄럽게 떨어지는 지붕 선은 쿠페 특유의 역동적인 실루엣을 보여준다. 후면부는 수직형 에어로 립과 독특한 디퓨저 디자인, 배기 파이프가 사라진 범퍼가 특징이다.
실내 공간은 운전자 중심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기존의 물리적인 조작 버튼은 최소화했고, 운전석에서 보이는 화면은 가로로 길게 뻗어 있다.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화면은 살짝 휘어져 있어 차량 상태, 주행 상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탑재되는 8세대 iDrive는 운전자와 자동차 간의 상호작용을 확장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하게 했다. iDrive는 BMW 고유의 인포테인먼트 인터페이스 시스템이다. 다양한 그래픽과 음성 인식 등을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쉽고 편리하다. 시동, 주행모드 버튼 등은 기어 레버 옆에서 조작해야 한다. 두꺼운 가죽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좋고, 낮은 자세를 연출하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는 착좌감을 보장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785㎜, 전폭 1850㎜, 전고 1450㎜, 휠베이스 2855㎜로 기존 4 시리즈 그란 쿠페 대비 전고는 10㎜ 높아졌다. 다만, 지붕이 낮은 쿠페 디자인 특성상 1열과 비교해 2열 뒷좌석 공간은 좁게 느껴졌다. 트렁크는 470L로 2열을 접으면 1290L로 늘어나 레포츠 또는 캠핑용품 등을 넣을 수 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다양한 안전·편의사양도 적용됐다. 모든 트림에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제공된다.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차로를 유지하며 가속과 제동, 조향을 돕는다.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덕분에 손쉬운 후진과 주차도 가능하다. 특히 마지막으로 주행한 동선을 최대 50m까지 기억하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을 활용하면 골목길이나 주차장 등에서 별도의 핸들 조작 없이 차량이 왔던 길을 시속 35㎞ 이하의 속도로 돌아갈 수 있다. 앰비언트 라이트, 3존 에어 컨디셔닝, 스마트폰 무선 충전, 컴포트 엑세스, 전동식(키와 버튼 없이 개폐) 트렁크 등도 기본 사양으로 들어간다.
BMW코리아는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BMW코리아는 총 210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량(1만3863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다.
i4 eDrive40 가격은 M 스포츠 프로 기준 8110만원, M50은 8490만원부터다. 국고·지방비를 포함한 전기차 보조금은 지역에 따라 최대 55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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