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국 젊은이들, 무당 찾아”…외신이 분석한 ‘샤머니즘’ 인기 이유

김자아 기자 2024. 6.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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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에서 무당 화림을 연기한 배우 김고은. / 파묘 스틸 컷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나라이자 첨단 기술을 갖춘 나라로 꼽히는 한국에서 샤머니즘(무속신앙)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젊은 무당들이 SNS를 통해 전통을 되살린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샤머니즘 문화를 조명했다.

통신은 “한국 인구 510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종교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샤머니즘은 시대를 초월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기 선녀’로 알려진 무당 이모(29)씨는 수십만명의 SNS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씨의 신당은 각종 불상과 신(神)상, 향초 등으로 꾸며진 전통적인 신당 모습을 하고 있으나, SNS를 통해 현대적인 방법으로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씨는 “샤머니즘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신비롭고 영적인 세계로 여겨졌다”고 했다. 그러나 2019년 그가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이후 한국의 많은 무당들이 영적인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유튜버 구독자 30만명을 보유한 무당 이모씨./로이터 연합뉴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한국어로 ‘무당’과 ‘운세’ 등을 검색하는 횟수가 지난 5년 동안 두배로 늘었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무당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파묘’가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다. 장재현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조사를 하면서 실제로 젊은 무당들을 많이 발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동규 서강대학교 한국종교학술원 연구원은 “과거 무당들이 신문을 통해 자신을 홍보했듯 (요즘 무당들이) SNS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20년간 무당 생활을 해온 방모(51)씨는 과거 무당들은 일종의 낙인으로 인해 자신이 무당임을 숨기고 살았으나 “오늘날 무당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홍보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통신은 무당들의 운세풀이 방법부터 복채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온라인상 공개된 상담료에 따르면 용하다고 소문난 무당은 30~60분 상담에 약 10만원을 받으며, 일반적으로 종을 울리고 쌀알을 던지는 의식을 수행한 후 미래를 예측하거나 현재 처한 상황을 풀이해준다.

또 노래하고, 춤추고, 칼날 위를 거는 등의 행위로 신을 소환하며 많은 한국 무당들은 산신, 대신할머니, 용왕과 같은 지역 신들을 숭배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의 젊은층에게 샤머니즘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불교 신자인 박모(33)씨는 2020년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때 무당을 찾은 뒤 마음의 평안을 찾고, 비슷한 시기 취업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높은 집값과 자녀 양육비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젊은 층이 무당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통신은 한국 사회에서는 무속신앙을 전근대적 미신이라며 배척하는 기독교인 중 일부는 물론 이른바 ‘엘리트 집단’에 소속된 일원도 무당을 찾아 상담받는다고 전했다.

한승훈 한국학중앙연구원 조교수는 “도시에 사는 젊은 세대의 무당은 답을 찾을 수 없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젊은 고객들과 잘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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