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연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산철쭉 물결’ 올해 못 본다
초여름 한라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산철쭉 물결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10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해발 1600m 가량의 한라산국립공원 선작지왓 일대 등 한라산에서 산철쭉이 대부분 꽃을 피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 윗세족은오름 등 선작지왓 일대에는 이맘때쯤이면 연분홍 꽃이 들판을 뒤덮었지만, 현재는 산철쭉꽃이 없이 푸른 풀들만 자라 마치 가을 한라산 분위기를 보이는 듯하다.
산철쭉꽃이 피지 못한 것은 지난달 개화 시기를 앞두고 냉해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관계자는 “산철쭉이 올해의 경우 평년보다 열흘가량 이르게 꽃봉오리가 올라오면서 개화가 시작됐다”며 “그런데 그맘때쯤인 지난달 14∼16일 야간에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6∼7시간 동안 영하 0.8도로 기온이 떨어져 꽃을 피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산철쭉 개화를 기록한 최근 15년 사이에 이 같은 일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산철쭉 외에 시로미도 같은 냉해를 입었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꽃이 피지 못할 것 같고, 내년에는 수세가 회복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 크게 상처를 받은 만큼 확연하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라산 산철쭉은 5월 중순 털진달래가 지기 시작할 무렵 해발 1400m고지에서 서서히 개화가 시작돼 1500m고지 영실 병풍바위 일대를 물들인다. 이후 해발 1600m고지 방아오름 일대와 만세동산에 이어 선작지왓과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이르며 6월 초중순 절정을 이룬다.
산철쭉은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털진달래와 달리 잎이 먼저 돋아나고 꽃이 핀다. 햇가지와 꽃자루에 끈적이는 점성이 있고, 약간의 독성이 있어 초식동물들이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셀린느, 새로운 글로벌 앰버서더에 배우 수지 선정...‘빛나는 존재감’
- “김준수는 마약 사건과 관련 없어… 2차 가해 멈춰달라” 2차 입장문
- [Minute to Read] Samsung Electronics stock tumbles to 40,000-won range
- “주한미군 이상 없나?” 트럼프 2기 미국을 읽는 ‘내재적 접근법’
- 온 도시가 뿌옇게… 최악 대기오염에 등교까지 중단한 ‘이 나라’
- 한미일 정상 "北 러시아 파병 강력 규탄"...공동성명 채택
- [모던 경성]‘정조’ 유린당한 ‘苑洞 재킷’ 김화동,시대의 罪인가
- 10만개 히트작이 고작 뚜껑이라니?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 잡은 이 기술
- 와인의 풍미를 1초 만에 확 올린 방법
- [북카페] ‘빌드(BUILD) 창조의 과정’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