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침체기마다 고개드는 '립스틱 효과' 재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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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가 냉각되면서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가운데 경기침체기에는 여성들이 립스틱을 더 많이 산다는 속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CNN은 립스틱 지수가 전문성이 떨어지고 흥미성이 더해진 경제 불황기 지표로 항상 전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팬데믹 이후 만연하던 미국의 소비 풍조가 끝나면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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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가 냉각되면서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가운데 경기침체기에는 여성들이 립스틱을 더 많이 산다는 속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경기침체 여부는 여성들의 입술에 답이 있을 수 있다며 경제 전문가들이 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가 어려울 때 사람들이 자동차나 가구 같은 고가 내구재 소비를 자제하는 대신 화장품, 특히 립스틱 같은 기분 전환용 제품 소비를 늘리는 소위 '립스틱 효과'가 있다는 내용은 이미 알려져 있다.
최근 이러한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화장용품 업체 세포라는 최근 기록적인 연간 매출 실적을 발표했다.
또 시장조사 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프레스티지 뷰티(prestige beauty) 부문은 9% 성장했고, 매스 뷰티(mass beauty) 부문 매출은 2% 증가했다.
립스틱 효과는 미국 대공황 시절 처음 확인됐다. 1929년부터 1933년 사이 미국에서 산업 생산은 절반으로 급감했으나 화장품 매출은 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의 회장인 레너드 로더의 경우 2001년 9월 11일 이후 불황기에 립스틱 지수를 만들었다. 화장품, 특히 립스틱 구매가 경기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9·11 테러를 겪은 2001년 가을, 미국의 립스틱 판매는 11% 증가했다. 앞서 대공황 때는 화장품 전체 판매가 25% 늘기도 했다.
립스틱 효과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화장품 업체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언급된 바 있다.
또 2020년 코로나19로 불황이 절정에 달했을 때, 에스티 로더의 최고경영자(CEO) 파브리지오 프레다는 고객들이 마스크를 쓰거나 재택근무를 하면서 립스틱 지수는 스킨케어 제품으로 대체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프레다 CEO는 "립스틱 지수가 보습 지수(moisturizing index)로 대체됐다"며 "하지만 지수의 개념은 여전하다"라고 말했다.
CNN은 립스틱 지수가 전문성이 떨어지고 흥미성이 더해진 경제 불황기 지표로 항상 전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팬데믹 이후 만연하던 미국의 소비 풍조가 끝나면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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