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삶은 유한하기 때문에 가치 있다…'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이세원 2024. 6. 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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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정 옮김.

현대 물리학 역사 및 철학 교수인 저자가 인간 생명이 유한하고 시간의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이 가치가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저자는 인간이 "5년 후의 자신보다 현재의 자신이나 5초 후의 자신에게 대체로 더 잘한다"며 시간을 바라보는 이런 근시안적인 태도를 벗어나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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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부부의 빵집 스토리…'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
미국의 공동묘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 딘 리클스 지음. 허윤정 옮김.

현대 물리학 역사 및 철학 교수인 저자가 인간 생명이 유한하고 시간의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이 가치가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저자는 "죽음이 없다면 우리가 계획하고 추진하는 모든 일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만약 시간의 제한이 없다면 어떤 일을 도모해서 나올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결과가 어느 시점엔가는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인생에서 마주하는 선택조차 무의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과거의 일을 기억할 수 있을 뿐 다시 경험할 수 없고, 모든 사건이 고유하고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하다고 책은 역설한다.

이런 깨달음은 근래에 나온 것이 아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서 "현재는 지금 바로 사라져 버릴지니, 두 번 다시 불러내지 못하리"라고 썼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희소성의 원리를 적용하면 시간이 귀중한 이유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다.

책 표지 이미지 [촬영 이세원]

책은 후기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세네카가 "수많은 사람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본다면 기절초풍할 것"이라고 가정하며 시간이 부족하다고 투덜대면서 시간을 헤프게 쓰는 현대인을 질책하기도 한다.

저자는 인간이 "5년 후의 자신보다 현재의 자신이나 5초 후의 자신에게 대체로 더 잘한다"며 시간을 바라보는 이런 근시안적인 태도를 벗어나라고 당부한다.

"시간적 근시는 분명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과식, 과소비, 약물 남용 등 지금 당장 또는 가까운 장래에 보상을 제공하는 수많은 위험한 행동이 그러하며 나중에는 비만, 빈곤, 중독, 원치 않는 임신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을유문화사. 204쪽.

▲ 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 = 서용상·양승희 지음.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 빵집을 열고 갖은 노력 끝에 프랑스 제빵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서용상 셰프 부부의 빵과 함께한 세월을 소개한다.

물리학과를 졸업했지만, 중간에 철학으로 진로를 바꿨다가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다시 방향을 전환한 저자(서용상)는 서른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빵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한다.

남편 서용상은 월급 60만원에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는 제과점 점원 생활을 거쳐 일본 히로시마(廣島)현에 있는 프랑스풍 제과점에서 10개월간 단신으로 주경야독하며 경험을 쌓은 뒤 두 아이, 아내(양승희)와 함께 프랑스에서의 모험을 시작한다.

언어도 서툴고 문화도 낯선 땅에서 고생 끝에 제빵 관련 자격을 취득하고 장인의 밑에서 수련을 거쳐 파리 최초의 한국인 빵집을 연다.

양승희는 시장 경쟁력을 고려해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는 고집 센 남편과 달리 애써 만든 빵의 가치를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줄다리기하다 개업 5년 만에 가격을 올렸다.

책 표지 이미지 [남해의봄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다음날 남편이 만든 빵이 두배로 커진 것을 깨닫고 '패배'를 실감한다. 남편이 올린 빵 가격만큼 크기를 키운 것이다.

양승희는 남편을 설득해 비빔밥을 빵집 메뉴에 넣는 파격을 시도한다. 파리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고 부부는 문경 오미자를 이용한 롤케이크, 흑임자 마들렌, 김치를 넣은 키슈 등 한국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속속 내놓는다.

프랑스에서도 냉동 반죽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빵이 늘고 있지만 서용상은 수제 빵을 고집한다.

"빵은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하는 음식이다. (중략) 먹을 것으로 장난치지 말자. 정직하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만들자. 내 식탁에 올릴 음식을 만들자."

남해의봄날. 240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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