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물결 사라진 한라산… 이상기후로 산철쭉 개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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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한라산국립공원을 분홍빛으로 뒤덮는 산철쭉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올해는 꽃눈(식물의 어린싹)이 눈을 뜰 때쯤인 5월 중순 한라산의 야간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산철쭉 개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에선 지난 2015년 진달래에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지만 산철쭉이 개화하지 못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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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초여름 한라산국립공원을 분홍빛으로 뒤덮는 산철쭉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기후 변화의 영향 때문이다.
10일 제주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한라산 영실 탐방로와 선작지왓 등의 산철쭉 대부분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산철쭉은 매해 5월 말~6월 초 해발 1400m 고지에서 개화를 시작해 1600m 고지인 방아오름, 만세동산, 선작지왓, 백록담 등에서 잇따라 피어나 6월 초중순쯤 만개한다. 특히 선작지왓은 3만 8246본이 분포하는 산철쭉 군락지다.
그러나 올해는 꽃눈(식물의 어린싹)이 눈을 뜰 때쯤인 5월 중순 한라산의 야간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산철쭉 개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은 올 5월 14~16일에 야간 기온이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7시간 동안 -0.4~-0.8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기 한라산 고지대에선 초겨울에나 볼 수 있는 상고대(대기 중 수분이 나뭇가지 등에 얼어붙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라산에선 지난 2015년 진달래에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지만 산철쭉이 개화하지 못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본부가 갖고 있는 지난 15년치 자료 중 산철쭉이 개화하지 못한 사례는 없었다"며 "올해는 꽃이 피기 힘들다. 여름에 수세를 회복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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