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처럼 1년 쉴래" 투헬, 맨유 구단주 직접 만나 거절했다... 텐 하흐 못 자르는 맨유, 잉글랜드 국대 감독에 접근 중
영국 BBC는 10일(한국시간) "투헬 감독이 프랑스에서 짐 랫클리프 경을 만났지만 감독 제안을 거절했다.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 투헬 감독은 한동안 휴식을 갖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올드 트래포드에서 볼 수 있을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PL 경험이 많은 투헬 감독이 텐 하흐 감독을 대체할 감독으로 여겨졌지만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현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마스 프랭크, 그레이엄 포터,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맨유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올해 초 랫클리프 경의 오른팔로 알려진 브레일스포드 디렉터의 60번째 생일 축하 행사에 참석하는 등 맨유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과 올해까지 계약이다.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9일 투헬 감독이 맨유 감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며 올 여름 휴식을 취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는 "투헬 감독이 지난 몇 주 동안 맨유 운영진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제안을 거절했다"며 "텐 하흐 감독을 대체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투헬 감독이 맨유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휴식' 때문이다. 포르투갈 '아볼라'도 이날 "투헬 감독이 맨유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위르겐 클롭 감독처럼 1년 휴식을 취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구단의 지원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라스무스 회이룬과 안드레 오나나, 메이슨 마운트 등 비싼 선수들을 3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영입했다. 하지만 시즌 내내 공격 빈곤에 시달리며 EPL 팀 중 가장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텐 하흐 감독이 FA컵 우승으로 이끌었어도 이미 경질은 이전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예상이 주를 이룬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여러 감독을 후보에 올려 접촉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맨유 운영진의 결정를 기다리는 텐 하흐 감독은 초연한 모습이다. 지난 25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예상을 뒤집고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꺾고 우승하자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은 "내가 맨유에 처음 왔을 때 팀은 엉망이었다. 우리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우승 트로피도 획득했다. 우승을 위해선 더욱 강력한 스쿼드가 필요하다"며 "2년 동안 2개의 우승 트로피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맨유와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구단이 나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우승을 위해 다른 팀으로 갈 것이다. 그것이 내 감독 경력 동안 해온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텐 하흐 감독처럼 투헬 감독의 올 시즌도 초라했다. 뮌헨은 투헬 감독과 시즌 도중 계약을 종료한 뒤 새 감독을 찾기에 나섰고 최근 뱅생 콤파니 감독을 선임했다. 투헬 감독은 지난 2월 올 시즌까지만 팀을 이끌기로 뮌헨과 입을 맞추고 계약을 종료했다. 양측은 상호 합의였다고 밝혔지만 주된 이유는 성적 부진 때문이었다. 당시 2월 3연패가 경질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21라운드 레버쿠젠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라치오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이어 한 수 아래인 보훔과 22라운드에서 2-3으로 졌다. 뿐만 아니라 DFB포칼도 탈락했다.
이후 뮌헨의 새 감독 찾기가 난항에 부딪히자 투헬 감독에게 다시 연임을 제안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올 시즌 바이엘 레버쿠젠을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이끈 사비 알론소 감독이 1순위였지만 잔류를 선언했고,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독일 대표팀과 2026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이어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감독과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과도 계약이 무산됐다.
독일 '스포르트 빌트'는 지난 달 14일 "뮌헨 보드진이 투헬 사임을 재고하길 바란다. 주장 마누엘 노이어 등 몇몇 선수들이 투헬 감독의 잔류를 바라고 있다"며 "위약금 지불 과정도 어떻게 할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투헬 감독도 잔류를 원하고 있다. 투헬의 후임이 투헬이 될 수 있는 이상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도 "투헬이 뮌헨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 주장단 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가 투헬의 잔류를 구단에 적극적으로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 외에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등도 투헬과 함께 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투헬이 선수들에게 여전히 신임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올 시즌 라커룸 분위기가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투헬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투헬뿐 아니라 졸트 뢰브, 앤서니 배리 등 코치진도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뮌헨 내부에서는 클롭 유임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라졌다. 찬성파는 몇몇 선수들 외에 막스 에벨,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디렉터다. 반면 울리 회네스 회장과 칼 하인츠 루메니게 전임 의장은 투헬을 계속 고용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결국 이별을 결정했다. 지난 14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등 유럽 복수 언론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뮌헨 잔류설을 직접 반박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이 바이에른 뮌헨 훈련장에서 하는 마지막 기자회견이다"라며 "지난 2월에 뮌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후 뮌헨과 협상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이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게 될지 팬들의 이목이 쏠렸지만 결국 그는 '휴식'을 선택했다. 텐 하흐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계속 잡게 될지 다른 감독이 선임될지 팬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된 시점이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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