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병 9년 전에 진단할 방법 나왔다… “뇌 영상분석 6분이면 가능”

이종현 기자 2024. 6. 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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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진이 치매 발병을 9년 전에 미리 예측하는 진단법을 개발했다.

그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진단법은 최대 9년 전에 치매 발병을 예측할 수 있었고, 정확도도 80%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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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런던퀸메리대 연구진, 네이처 자매지 발표
영국 성인 1100명 fMRI 스캔 데이터로 분석
fMRI로 찍은 뇌의 '기본 모드 신경망(DMN, 붉은색)' 영역. 영국 연구진이 이 영상으로 치매 발병 9년 전에 진단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미 월터리드 국립군의료센터

영국 연구진이 치매 발병을 9년 전에 미리 예측하는 진단법을 개발했다. 전 세계 연구진은 획기적인 진단법이라며 치매의 초기 단계에 빠른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런던 퀸메리대 예방신경학센터 연구진은 뇌의 ‘기본 모드 신경망(DMN·Default Mode Network)’ 변화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수 년 전에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연구진은 약 80% 정확도로 최대 9년 전에 치매를 사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정신건강(Nature Mental Health)’에 지난 6일 게재됐다.

연구진은 영국인 50만명의 유전 정보와 건강 정보가 저장돼 있는 대규모 생의학 데이터베이스인 ‘UK 바이오뱅크’에서 1100여명의 지원자를 받았다. 이후 fMRI를 이용해 지원자의 뇌에서 DMN 영역 간 연결 패턴을 치매 환자의 패턴과 비교해 분석했다. 찰스 마샬 런던퀸메리대 교수는 “DMN은 특정한 인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뇌의 여러 영역을 연결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영향을 받는 최초의 신경망”이라고 설명했다.

뇌에서 특정 영역이 작동하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 그쪽으로 피가 몰린다. fMRI는 이때 혈액 속 헤모글로빈 분자의 자기장 수치 변화를 감지해 피가 몰리는 곳을 영상에서 마치 불이 켜진 것처럼 환하게 보여준다. 치매 발병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fMRI 영상에서 DMN 영역이 갈수록 어두워진다. 연구진은 예측 결과를 바이오뱅크에 기록된 각 환자의 실제 의료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진단법은 최대 9년 전에 치매 발병을 예측할 수 있었고, 정확도도 80%를 웃돌았다.

마샬 교수는 “앞으로 누가 치매에 걸릴지 예측하는 것은 치매 증상을 유발하는 뇌세포의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뇌 기능 측정법을 통해 누군가가 실제로 치매에 걸릴지, 얼마나 빨리 치매에 걸릴지 훨씬 더 정확하게 예측해 치료의 혜택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계는 런던 퀸메리대 연구진의 새로운 진단법에 박수를 보냈다. 특히 환자의 부담이 크지 않은 fMRI를 이용해 치매 진단의 신속성과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fMRI는 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진단에 6분 정도면 충분하다.

앤드류 도이그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영국 사이언스미디어센터에 “치매 진단법을 찾기 위한 최근의 연구는 대부분 뇌척수액이나 혈액의 단백질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인데, 이번 연구는 또 다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바이오뱅크 프로젝트의 참가자인 백인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여서 일반화가 가능한 지 살펴봐야 하겠지만, 연구진이 제시한 fMRI 진단법을 다른 방법과 함께 치매 조기 진단 플랫폼의 일부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파레쉬 말호트라 교수도 “이번 연구는 치매가 발병하기 전의 뇌 변화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여줬다”며 “뇌 스캔과 분석 기술을 최근 개발된 혈액 검사, 인지 평가와 결합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예측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Mental Health(2024), DOI : https://www.nature.com/articles/s44220-024-002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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