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기다리는 삼성 김영웅 “이재현이 경기 지켜보고 조언해줘…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2024. 6. 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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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영웅이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삼성 김영웅(왼쪽)과 이재현. 고척 | 김하진 기자



삼성 김영웅(21)은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최근 페이스가 떨어졌다는 사령탑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영웅은 6월 들어서 성적이 부쩍 떨어졌다. 6월 10일 현재 8경기에서 27타수 4안타 타율 0.182를 기록 중이다.

5월 중에는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떨어진 영향도 적지 않았다. 김영웅에게는 올시즌이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는 첫 시즌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페이스가 좀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김영웅도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다. 변화구나 공이 다 눈에 보이기는 하는데 배트가 안 나가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재현의 공백도 아쉬움을 키운다. 박 감독은 “두 명이서 경쟁하고 주고 받고 이래야 힘이 나는 건지, 한 명 빠지니까 영웅이가 힘을 못 쓴다”라고 했다.

김영웅과 이재현은 절친이자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존재다.

삼성 김영웅. 삼성 라이온즈 제공



두 명의 내야수는 2003년생으로 같은 해에 삼성에 입단했다. 김영웅은 물금고 졸업 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고 서울고 출신 이재현은 같은 해 1차 지명으로 삼성의 일원이 됐다.

지난해까지 앞서 있던 건 이재현이었다. 이재현이 데뷔 첫 해인 2022년부터 75경기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유격수 주전을 꿰차면서 143경기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영웅은 유격수보다는 3루수의 기회를 받았다. 동기가 주전으로 자리잡았던 지난해 김영웅은 55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삼성에게 둘의 공존은 과제였다.

지난해 10월 말 이재현이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는 과정에서 김영웅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김영웅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물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재현 역시 자극을 받은 덕분인지 기술 훈련 시기를 한 달 이상이나 당기면서 예상보다 빨리 복귀했다.

그러나 최근 이재현이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재현은 지난달 21일 KT와의 경기에서 주루 도중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회복 과정을 밟고 있다. 이번에도 생각보다 페이스가 빠르다. 박 감독은 “빠르면 14~16일 열리는 NC와의 주말 3연전에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김영웅도 이재현의 공백을 느끼고 있다. 그는 “재현이고 있고 없고의 차이가 조금은 있는 것 같다”며 “좀 안 풀리는 날 재현이와 이야기하면 답이 나온다. 친구니까 ‘이게 문제다’라며 냉정하게 이야기를 해 준다”고 말했다.

삼성 이재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근에는 이재현이 직접 전화를 해서 조언을 해줬다. 김영웅은 “재현이가 경기를 보고 전화오더니 ‘너무 다 신경쓰지 마라’고 해줬다”라고 전했다.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해야할 것에만 집중하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김영웅은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그랬던 것 같다”며 친구의 마음을 이해했다.

이재현은 친구에게 툭툭 말을 던지면서도 알고보면 속으로 신경 써주는 스타일이다. 막상 “경기를 다 본건 아니다”라면서도 김영웅에게 조언을 하기 위해서 바로 전화를 했다. 김영웅은 “빨리 돌아오라고 했다”며 “지금 제 또래 선수가 없고 막내다. 재현이가 좀 빨리 와야한다”라고 했다.

김영웅의 올시즌 목표는 풀타임을 온전히 소화하는 것이다. 지난해 뛴 55경기가 한 시즌 최다 출장 기록이다. 이미 그 기록은 넘어섰지만 시즌 끝까지 1군에서 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기록이나 성적 보다는 출장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그는 “아직은 1군에서 풀타임을 안 뛰어봐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올해는 경험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성적에 크게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내가 여름에 한번 겪어봐야지 이제 야구를 계속 하면서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하는지 많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한 번 부딪혀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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