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영화관·안마의자 부럽지 않다… 車 시트 혁명[자동차]

이근홍 기자 2024. 6. 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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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트랜시스 동탄 연구센터 시트 체험해보니
車디스플레이 연동 소리·진동
전문 안마의자같은 마사지까지
“집보다 차에 있는게 편할 정도”
‘공간혁신·안락함·안전’내걸고
내구성·소음 등 180가지 시험
글로벌 기업과도 어깨 나란히
연4兆 매출, 미래 모빌리티 선도
경기 화성시에 있는 현대트랜시스 동탄시트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더미(차량 충돌시험에 쓰이는 인체모형)’를 통해 시트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슬레드(SLED)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제공

화성=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지난 5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현대트랜시스 동탄시트연구센터.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한 차량 시트에 앉자 정면에 보이는 화면과 연동해 소리와 진동이 온몸으로 전달됐다. 기존 차량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섬세한 자극이 시트에 의해 다리와 허리, 등, 머리 뒤쪽까지 전해지자 마치 4D 영화관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로 옆 시트로 자리를 옮기자 강력한 타격·진동식 마사지가 이어졌다. 이미 고급 차량이나 패밀리카 등에 적용된 마사지 시트를 넘어서 전문 안마의자 브랜드에 비교될 정도로 직접적인 자극으로 피로를 풀어줬다. 함께 시트 체험을 하던 한 참가자는 “이 정도면 집보다 차에 있는 게 더 편안하지 않겠냐”며 체감되는 미래 시트 기술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자율주행 시대로 가면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개념을 넘어 ‘이동하는 집’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실내 인테리어의 핵심이 시트인 만큼 현대트랜시스의 가장 중요한 축도 시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트랜시스 동탄시트연구센터가 자동차 시트에 관한 연구·개발(R&D)을 무기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동탄시트연구센터는 연면적 2만7031㎡(8176평)로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트 전문연구소다. 2007년 3월 준공 당시 70여 명의 인력으로 시작해 현재 5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시트는 자동차에서 탑승자에게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주는 부품으로, 인체공학·디자인공학·재료공학·메커니즘공학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필요로 한다. 시트가 수만 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 중 엔진 다음으로 비싼 이유도 기술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량·목적기반차량(PBV)·도심항공교통(UAM)에 이르기까지 미래 모빌리티로의 진화 과정에서 현대트랜시스는 동탄시트연구센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차량 실내를 생활공간으로 확장하는 ‘공간혁신’ △집과 같은 휴식과 편의를 제공하는 ‘안락함’ △다양한 조건에서도 안전을 확보하는 ‘승객 안전’ △자연 친화적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등 4대 고객가치를 설정하고, 시트 전 영역에 관한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의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을 담은 토털 공간 솔루션 ‘HTVM 24’의 모습. 현대트랜시스 제공

동탄시트연구센터는 시트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개발 전 과정을 한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갖췄다. 특히 가혹한 환경에서 시트 내구성·소음·복합환경진동·사이드에어백 등 180여 가지가 넘는 시험을 진행해 최고 품질의 시트를 만들고 있다. 시트 내 7개의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최적의 착좌감을 구현하는 ‘에르고 모션 시스템’, 장거리 이동에서 탑승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다이내믹 보디케어 기술’, 카본 섬유를 이용한 ‘저전력 카본 열선 기술’ 등이 동탄시트연구센터에서 탄생한 현대트랜시스의 대표 시트 기술이다.

시트 선행기술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1월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기아가 공개한 PBV ‘PV5’의 시트 개발에 참여했다. PV5 시트에는 사용자의 공간 편의성 극대화를 위해 시트 등받이가 쿠션과 연동해 앞뒤로 전환되는 ‘플립 기능’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또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개인형 모빌리티 ‘DICE’(Digital Curated Experience)의 시트 개발도 함께했다. DICE의 시트에는 세미 리클라인 기능·마사지 기능 등이 탑재됐다.

현대트랜시스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로 발을 넓히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시트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톱 3’에 올랐다. 현재 품질 경쟁력에서 포비아(프랑스)와 리어·애디언트(이상 미국), 토요타방직(일본) 등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리비안, 루시드 등의 시트 제작도 맡고 있다.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2019년 2조4473억 원이었던 시트사업 부문 매출이 지난해 4조3624억 원으로 78.3%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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