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들었는데, 무료반품 해주네”…알리·테무 이어 네이버·쓱도 가세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6. 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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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등 중국앱 이어
네이버, 판매자 배송비 보상
SSG, 사이버머니로 돌려줘
온라인 쇼핑에서 무료 반품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고객이 반품·교환할 때 상품 배송료를 따로 지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이커머스에서 여러 상품을 주문한 뒤 마음에 드는 한 개만 남기고 반품하는 소비 행태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 쇼핑 편의성이 점점 높아지는 한편,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료 교환 반품 서비스를 소개하는 네이버 쇼핑 페이지 [네이버 홈페이지 캡처]
9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말부터 물류 솔루션 ‘도착보장’을 이용하는 판매자에게 ‘반품안심케어’의 사용료를 지원하고 있다.

반품안심케어는 일종의 보험 서비스다.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가 고객의 반품을 받아줄 때 배송비를 건당 7000원까지 보상해준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반품 배송비를 내지 않도록 함으로써 무료 반품을 활성화하려는 서비스다.

무료 반품을 강화하는 건 네이버뿐만이 아니다. 최근 SSG닷컴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이 백화점 상품을 반품할 때 지출한 배송비를 SSG머니 3000원으로 다시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SSG닷컴의 여러 카테고리 중 백화점 상품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데다가 꼼꼼한 비교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반품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회원 만족도 증대를 목표로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혜택”이라며 “향후 실질 효과를 분석한 후 정례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SSG닷컴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이 백화점 상품을 반품할 때 지출한 배송비를 SSG머니 3000원으로 다시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SSG닷컴 앱 캡처]
국내 유통업계에서 점유율을 확장 중인 C커머스가 인기를 끄는 비결 중 하나도 무료 반품에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무료 반품’ 태그가 붙은 상품의 반품 배송비를 업체 측에서 부담하며, 테무는 모든 주문에서 첫 반품을 무료로 처리한다.

초저가 물건이 많은 중국 이커머스 특성상 환불만 해주고, 상품은 회수해가지 않는 사례도 많다. 상품을 회수하느라 드는 택배 비용이 상품 가격보다 더 비싼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티몬이 신선식품 ‘티프레쉬’ 품질에 불만족했을 때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반품 배송비 면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티프레쉬 무료반품 정책을 소개한 티몬 페이지 [티몬]
근래 들어 각종 온라인 쇼핑몰이 무료 반품을 강화하는 것은 쿠팡에 대항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월회비 7890원을 내는 와우 멤버십 고객들에게 무제한 무료 배송과 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와우 멤버십엔 무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여타 서비스도 포함되지만 사실상 최대 강점은 무료 배송·반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쿠팡 고객은 색상과 치수가 다른 옷을 여러 벌 시킨 다음에 집에서 비교해보고 하나만 구매하는 식의 쇼핑을 한다. 유료였다면 개별로 5000원이 들어가는 반품 배송비를 면제받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반품하는 것이다.

백화점·마트에서 장을 볼 때처럼 꼼꼼히 비교하며 살 수 있게 함으로써 온라인 쇼핑의 매력을 높인 것으로 호평받는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반품 서비스를 안내하는 웹 페이지. [쿠팡 홈페이지 캡처]
대형할인점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의 반품 규정과 이커머스 반품 규정은 유사하다. 30일 이내 영수증을 지참하면 상품에 이상이 없을 시 환불해주는 식이다.

다만, 오프라인 쇼핑의 경우 반품을 위해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커머스는 반품 표시만 해서 집 앞에 내놓으면 회수해 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여기에 배송비까지 무료로 처리해준다면 적어도 반품에 있어서는 전자상거래가 오프라인 쇼핑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간 출혈 경쟁이 벌어지며 수익 구조를 악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 미국 아마존은 최근 무료 반품 서비스의 축소를 발표했다. ‘묻지마’ 반품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아마존조차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서비스를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단 배송비뿐 아니라 반품된 상품 자체가 업체 측 비용 요소”라며 “충성 고객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되면, 하나둘씩 줄여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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