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초저출산에 생산성 증가율 0%대…2040년대 역성장"

정광윤 기자 2024. 6. 1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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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에 생산성 증가율까지 0%대로 추락하면서 10여년 후 한국 경제가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오늘(10일) '연구·개발(R&D) 세계 2위 우리나라, 생산성은 제자리' 보고서에서 "출산율의 극적 반등, 생산성의 큰 폭 개선 등 획기적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 경제는 2040년대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총인구가 2020년 5천184만명을 정점으로 2040년 5천6만명, 2070년 3천718만명까지 줄어드는데 이에 따른 성장잠재력 훼손을 만회할만한 경제 전반의 혁신마저 부족하다는 겁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R&D 지출 규모(2022년 기준 GDP의 4.1%)와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2020년 기준 국가별 비중 7.6%)의 세계 순위는 각각 2위, 4위입니다.

하지만 한은 분석 결과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까지 크게 낮아졌습니다.

특히 미국에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혁신 실적이 우수한 '혁신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같은 기간 연평균 8.2%에서 1.3%로 추락했습니다.

이처럼 생산성 성장세가 약해진 것은 우선 대기업을 중심으로 혁신 실적의 '양'만 늘고 '질'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종업원 수 상위 5% 대기업은 전체 R&D 지출 증가를 주도하고 특허출원 건수도 크게 늘렸지만, 생산성과 직결된 특허 피인용 건수 등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눈에 띄게 감소한 뒤 이전 추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혁신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혁신 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까지 줄면서 2010년대 이전 가팔랐던 생산성 증가세가 꺾인 상태입니다.

한국기업혁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력 하위 20% 제조 중소기업 가운데 외부·내부자금 부족을 혁신 저해 요인으로 지목한 업체의 비중은 2007년 각 9.9%, 12.8%에서 2021년 45.4%, 77.6%로 뛰었습니다.

저업력 중소기업 중 설립 후 8년 안에 미국 특허를 출원한 신생기업의 비중도 2010년대 들어 계속 뒷걸음쳐 10%를 밑돌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한국 기업 혁신의 질이 떨어진 데는 기초연구 지출 비중 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진단입니다.

응용연구는 혁신 실적의 양을 늘리는데 효과적이지만, 기초연구는 선도적 기술개발의 기반인 혁신의 질과 밀접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기초연구 지출 비중은 오히려 2010년 14%에서 2021년 11%로 줄었습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기업은 글로벌 기술 경쟁 격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단기 성과 추구 성향, 혁신 비용 증가 등으로 제품 상용화를 위한 응용연구에 집중하고 기초연구 비중은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책 시나리오별 효과를 추산한 결과, 연구비 지원과 산학협력 확대 등으로 기초 연구가 강화되면 경제성장률은 0.18%p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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