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돈 없어도 ‘그랜저’는 타야지”…비싸도 잘 팔렸는데, ‘착한 값’ 판매 [최기성의 허브車]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4. 6. 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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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위 추락’ 대굴욕
4~5월, ‘톱3’로 판매회복세
중고차로 팔 때도 ‘돈’ 된다
2025년형 ‘가격인하’ 효과
성공하면 타는 차로 인기높은 그랜저(왼쪽)와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현대차, 벤츠]
“누가 그랜저 망했다고 그랬니”

올해 들어 SUV 대세에 밀려 굴욕을 맛봤던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생산 차질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국가대표 세단 명성을 되찾았다.

게다가 이달 출시된 2025년형 모델은 가격 인하 효과까지 갖췄다. 비싸도 잘 팔렸는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된 셈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와 현대차를 통해 올 1~5월 국산차 판매현황을 분석했다.

그랜저 누적 판매대수는 3만113대다. 기아 쏘렌토(4만3911대), 현대차 싼타페(3만7115대), 기아 카니발(3만6971대), 기아 스포티지(3만3724대)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 차종 중 유일하게 10만대를 돌파하면서 1위를 차지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굴욕이다.

원인은 지난 1~2월 월 4000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매부진에 시달린 데 있다. 2월에는 9위까지 밀려났다. “그랜저 이제 끝났다, 망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3월부터 다시 판매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6000대 이상 팔리면서 순위도 3월에는 5위, 4~5월에는 각각 3위를 기록했다.

5월 판매대수는 6802대다. SUV 판매 1위이자 전체 2위인 쏘렌토(6969대)를 바짝 추격했다. 1위는 카니발(7365대)이다.

성공에 초점을 맞춘 그랜저 CF [사진출처=CF 편집]
그랜저는 SUV 대세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면 타는 ‘국가대표 세단’ 위상을 잃지 않고 있다.

디자인 논란과 비싼 가격 논란에도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올해에도 초반 부진을 씻고 다시 ‘국민차 타이틀’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직은 더 성공하면 타는 차인 제네시스 G80보다 많이 판매된다.쏘렌토 경쟁차종인 싼타페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그랜저에는 ‘호재’다. 지난 2022년 그랜저가 쏘렌토에 1위 자리를 내준 가장 큰 원인은 싼타페 부진 때문이었다.

신형 싼타페도 그랜저처럼 디자인 논란을 딛고 판매가 증가 추세다. 올 1~5월 3위를 기록하면서 쏘렌토를 제대로 견제해주고 있다.

중고차 ‘넘사벽’ 인기, 신차 판매에 기여
중고차 시장에서 경쟁차종보다 비싼 값에 판매되는 기존 쏘렌토(왼쪽)와 그랜저 [사진출처=기아, 현대차]
그랜저의 중고차 가치가 높은 것도 신차 판매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 시장에서 잘 팔리는 차종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는 ‘돈’이다. 중고차 가치가 높아지고 가격도 비싸게 형성됩니다.

중고차 가격이 경쟁차종보다 높게 형성되면 신차 시장에서도 더 잘 팔린다. 선순환이다.

그랜저는 지난해와 올 1분기(1~3월) 중고차 시장에서 세단 판매 1위였다. 세단 분야에서는 사실상 경쟁차종이 없다고 여겨도 될 정도로 독보적인 인기다.

전기차를 제치고 다시 친환경차 대표주자가 된 하이브리드 분야에서는 그랜저가 전체 1위다. 2위는 쏘렌토다.

신형 그랜저를 사고 싶지면 돈이 부족할 경우 대안으로 중고차시장에서 선택하는 기존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그랜저는 중고차 잔존가치도 높다. 잔존가치가 높은 차는 중고차로 팔 때 돈이 된다. 잔존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차종보다 비싼 값에 팔린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출시된 지 3년 정도 되면 잔존가치는 70% 안팎이 된다. 2021년식 기준으로 그랜저 하이브리드 잔존가치는 81.7%로 높다.

일본차 중 잔존가치가 웬만한 국산차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 렉서스 ES300h(71.6%), 혼다 CR-V 하이브리드(75.8%)보다 높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신차보다 비싸게 팔렸던 테슬라 모델3는 71.6%, 벤츠 E250 아방가르드는 66.1%, BMW 520i M스포츠는 63.1%로 나왔다.

중고차시장에서 세단 중 판매 1위를 기록중인 기존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고차 도·소매 데이터로 잔존가치와 시세를 산출하는 밸류어블 카스탯(CAR STAT)에 의뢰해 잔존가치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출시된 지 2년 이상, 주행거리 4만km 기준으로 주요 차종의 잔존가치를 알아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81.5%로 나왔다. 올해 1월 잔존가치 80.8%보다 오히려 올랐다.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이 우수한데다 하이브리드 인기에 힘입어 예외적으로 단종됐는데도 중고차 시장에서 잘 팔리는 기아 K7 하이브리드는 81.1%로 산출됐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78.9%,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78.4%를 기록했다. 중국산 모델 투입으로 중고차 가치에 타격을 입은 테슬라 모델Y는 69.9%, 모델3는 70.6%로 나왔다.

‘가격인하’ 효과, 경쟁력 더 높아져
생산 차질에서 벗어나 다시 판매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신형 그랜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이달 5일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연식변경 모델인 2025년형 그랜저는 경쟁력까지 높아졌다.

‘성공하면 타는 차’, ‘품격높은 아빠차’라는 위상에 걸맞게 안전·편의성을 향상했기 때문이다.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상품성은 향상하면서 가격 인상은 최소화해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까지 창출했다.

2025년형 그랜저는 최신 지능형 안전·편의 사양 ‘차로유지보조(LFA) 2’,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사양을 모든 트림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기존 제어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적용 범위를 공조제어기까지 확대했다. 칼럼식 기어 R단의 진동 경고 기능을 기본화하고 실내 소화기도 장착했다.

트렁크 리드 조명과 후석 시트 벨트 조명도 기본 사양이 됐다. 판매 시작 가격 인상폭은 25만원 수준이다.

캘리그래피 트림의 경우 판매가 99만원 상당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추가하고 신규 패턴 나파 가죽 시트 등을 신규 반영했지만 가격은 83만원 올랐을 뿐이다. 실질적으로는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2025년형 그랜저 실내 [사진출처=현대차]
트림별 가격은 가솔린 2.5 모델 ▲프리미엄 3768만원 ▲익스클루시브 4258만원 ▲캘리그래피 4721만원이다.

가솔린 3.5 모델 ▲프리미엄 4015만원 ▲익스클루시브 4505만원 ▲캘리그래피 4968만원이다.

수요가 많은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세제 혜택 반영)은 ▲프리미엄 4291만원 ▲익스클루시브 4781만원 ▲캘리그래피 5244만원이다.

이달 중 2025 그랜저를 신규 계약한 뒤 9월 안으로 출고한 소비자는 1년 2만km 외장 손상에 대해 35만~130만원 한도 안에서 수리·교체할 수 있는 바디케어 서비스에 무상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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