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생각] 공정한 보상과 정당한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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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명문대학 교수가 내한 이벤트에서 던진 '공정'이란 말이 우리 학계에서 쟁점이 된 적이 있다.
그런데 공정이란 말의 뜻은 보상과 연계해 말할 때 매번 다르게 다가온다.
공정한 보상을 깊이 있게 논할 만큼 느긋한 처지면 정말 좋겠다.
청년이 정당한 보상을 추구하도록 가르칠 사회적 책무는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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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명문대학 교수가 내한 이벤트에서 던진 '공정'이란 말이 우리 학계에서 쟁점이 된 적이 있다. 그런데 공정이란 말의 뜻은 보상과 연계해 말할 때 매번 다르게 다가온다. 과업의 경중과 크기, 성과 기여도와 무관하게 '공정'하게 균등히 나눠야 한다는 의견과 성과 크기에 따라 '공정'하게 차등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젠 여기에 '공정'을 회복해야 할 때라 주장한다는, 이른바 'MZ'란 세대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정리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일부 학자가 언론이 쓰는 정체불명의 알파벳을 곧이곧대로 받아쓰거나 나름 시사점을 찾으려는 바는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돈이라는 개념은 각자 유불리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태생적 속성을 갖는다. 기업은 직원의 보상을 임금체계를 통해 실행하는데, 임금체계란 직원의 사고와 행동, 결과에 대해 경영진이 보내는 메시지의 기능을 한다. 문제는 메시지가 직원 모두에게 같은 의미로 도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력·성과, 역할·책임, 직무 전문성, 업무 몰입도, 학습 체화도, 조직 충성도에 따라 차이가 날 뿐이다. 보상, 즉 직원에게 줄 돈을 결정하는 리더, 즉 팀장의 역할이 커지는 배경이다. 직원을 지도하고 육성함은 물론 기대 수준 이상의 성과를 요구하는 경쟁환경도 이유다. 경영학에서는 평가·보상·육성이라는 성과관리를 '지도(teaching)→코칭(coaching)→상담(counseling)→권한위임(empowerment)'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사람이 일하는 산업현장의 실상은 이론과는 거리가 있다. 사람·돈·인식·문화라는 요인이 성과관리 프로세스에 작용하기에 리더의 역량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대학 사회에서도 전공과 무관하게 교수는 강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단위조직 리더로서 지도·코칭·상담·권한위임 어느 단계든 자기의 지식·역량·경험을 활용해 학생이 올바르게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을 기초원리로 하는 성과관리부터 가르쳐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기 유불리에 따라 임의로 해석할 여지가 큰 개념보다 조금이라도 더 공감할 단어가 있다면, 혼선은 줄어들 수 있다. 기업의 인사관리 현장으로 가보자.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공정'이 위치했던 자리에 '정당'으로 대체해 넣어 본다. '정당'한 절차로 고용된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정당'하게 부여받은 과업을 '정당'한 경쟁 상황에서 기대성과보다 높게 도출했다면, 노동자는 조직 내에서 '정당'하게 성장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 물론 대상은 사람이기에 여전히 난해하지만, 실천적 시각에서의 해석은 아주 약간이나마 수월해짐을 알 수 있다.
공정한 보상을 깊이 있게 논할 만큼 느긋한 처지면 정말 좋겠다. ESG 기반 무역환경 급변, 임금구조 양극화 확대, 비자발적 퇴직 확산이라는, 접하기도 힘든 변화에 직면한 우리 산업계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국내 최대 고용주인 중소·중견기업이 고금리와 원자재비 급등의 고통을 호소한 지도 너무나 오래됐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보듬는 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청년이 정당한 보상을 추구하도록 가르칠 사회적 책무는 더 커졌다. 그런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그룹사가 장기근속자 자녀 채용 보장제도를 아직도 시행한다고 하는데, 청년들에게 이를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구정모 목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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