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솔이 마법은 아니지만 발을 바꾸면 온몸이 바뀌는 것은 과학”…맞춤형 스포츠 인솔 시다스 대표 겸손한 철학

김세훈 기자 2024. 6. 10. 06: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시다스 공식 디스트리뷰터 월터워커 시다스 이홍규 대표, 프랑소아즈 뒤빌라드 시다스 본사 대표가 서울 논현동 시다스바이오메카닉스랩에서 맨발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세훈 기자



“발은 몸과 땅을 직접 연결하는 부위다. 발을 조금만 바꿔도 몸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인솔 제작회사 ‘시다스’ 프랑소아즈 뒤빌라드 대표가 한 말이다.

뒤빌라드 대표는 최근 서울 논현동 시다스 바이오메카닉스랩에서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솔은 발 모양과 발이 움직이는 방식, 바닥을 딛는 압력 등을 근거로 경기력을 향상하는데 필요한 제품”이라며 인솔이 마치 모든 걸 해결하는 마법처럼 인식되는 데 대해 경계했다. 뒤빌라드 대표는 “몸과 발을 동시에 분석해보면, 발을 고정하지 못하거나 안정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를 발견한다”며 “발을 안정적으로 고정해 에너지를 집중해 쓸 수 있도록 돕는 게 인솔”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시다스 인솔은 축구, 야구, 달리기, 농구, 스키, 자전거 선수들이 많이 쓰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엘링 홀란이 대표적인 시다스 사용자다. 국내에서는 다수 프로골퍼들과 프로야구 SSG랜더스야구단, 수원삼성축구단, LX사이클링팀, 삼성썬더스농구단 등이 고객이다. 뒤빌라드 대표는 “1975년 설립된 시다스는 골프, 달리기, 스키 등 다양한 종목 선수들이 올림픽 메달 40여개를 따는 데 기여했다”며 “시다스는 최고 수준 선수들에게 스포츠와 의학적인 분석을 통해 최고 경기력을 끌어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시다스 인솔은 의료, 헬스케어 분야에서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엘링 홀란이 시다스 인솔을 맞추기 위해 보행 검사를 받고 있다. 시다스 영국 페이스북



뒤빌라드 대표는 인솔의 장점을 △편안한 신발 착용감 △단단한 발 고정 △경기력 향상 △부상 예방 등을 꼽았다. 뒤빌라드 대표는 “종목마다 발이 움직이는 방향, 발목이 꺾이는 방식 등이 모두 다르다”며 “종목 및 선수 특성에 맞춰 안정적이면서도 편안하게 발을 움직이게 만드는 게 인솔을 착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뒤빌라드 대표는 “힘과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시작점이 바로 발”이라며 “발이 무너지면 무릎이 무너지고 무릎이 무너지면서 다리가 불안정해지면 온몸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뒤빌라드 대표는 “힘이 필요한 선수, 안정감이 필요한 선수 등 인솔을 쓰는 목적은 선수마다 다양하다”며 “발 모양, 발의 움직이는 방식, 바닥을 딛는 압력 등을 근거로 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면 온몸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뒤빌라드 대표는 인솔은 특정한 모양에 발을 강제로 맞추는 게 아니라 본인이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은 늘, 그리고 오랫동안 움직이는 부위”라며 “편안함, 안정감이 있어야 오래 움직여도 부담이 적고 최고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적인 발 모양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본인에게 맞는 게 좋은 인솔”이라고 설명했다.

이기광 국민대 교수가 서울 논현동 시다스 바이오메카닉스랩에서 마커를 몸에 붙인 뒤 스윙 분석을 시연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논현동 월터워커 시다스바이오메카닉스랩에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생체역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국민대 이기광 교수가 골프, 야구 선수 동작 분석을 위해 활용한 시스템으로 총 3억원 정도 첨단 고가 장비들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메카닉스 권위자인 이 교수는 “맞춤형 인솔이 경기력 강화, 부상 예방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필요하다”며 “선수를 대상으로 맞춤형 인솔 착용 전후 바이오메카닉스 평가를 진행해 테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면, 인솔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할 뿐만 아니라 더욱 효과적인 인솔 디자인을 위한 솔루션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프로골퍼들의 스윙 데이터, 요즘 주목받는 지면반력 데이터 모두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면 반력 센서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면 프로골퍼들의 이상적인 동작을 끌어내는 등 궁극적으로 골프 스윙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국 시다스 공식 배급사 월터워커 시다스 이홍규 대표, 프랑소아즈 뒤빌라드 시다스 본사 대표가 서울 논현동 시다스바이오메카닉스랩에서 스윙 분석 과정을 지켜본 뒤 이기광 국민대 교수와 결과를 논의하고 있다.



이홍규 월터워커 대표는 “월터워커 시다스 바이오메카닉스 논현동 랩은 혁신적이고 현대적인 연구소”라며 “스윙, 달리기 및 투구 동작 등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을 받으면 경기력 향상, 선수 부상 예방 등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미국, 호주 등에서는 발과 관련된 질병, 장애, 손상, 기능 이상 및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료 전문가인 포디아트리스트(podiatrist)가 스포츠와 의료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 인솔 시장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한국에도 이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조명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