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선보인 K클래식…창작 오페라 '처용' 해외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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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창작 오페라 '처용'이 9일(현지시간) 문화와 예술의 나라 프랑스 무대 위에 올랐다.
국립오페라단과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날 오후 파리 오페라코미크 극장에서 '처용'을 초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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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한국의 창작 오페라 '처용'이 9일(현지시간) 문화와 예술의 나라 프랑스 무대 위에 올랐다.
국립오페라단과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날 오후 파리 오페라코미크 극장에서 '처용'을 초연했다.
이번 공연은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클래식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처용'이 오른 오페라코미크 극장은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쥘 마스네의 마농 등 여러 프랑스 오페라의 초연을 선보인 역사적 오페라 극장이다. 한국의 창작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곡가 이영조의 '처용'은 천년왕국 신라의 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하늘을 다스리는 신 옥황상제가 부패한 신라를 멸하려 하자, 그의 아들 처용이 신라를 구하겠다며 지상에 내려와 여인 가실과 사랑에 빠지고 오히려 타락한다는 줄거리다.
1986년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위촉 초연됐다.
소재가 한국적인 데다 한국어로 공연이 이뤄진 만큼 이날 현지 관객들을 위해선 무대 주변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한국어와 프랑스어 자막이 함께 제공됐다.
1시간 30분간의 공연이 끝난 뒤 객석 곳곳에선 기립 박수도 터져 나왔다.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근무한다는 프란체스카는 공연 뒤 "내용이 다소 어렵긴 했지만, 음악과 성악가들의 노래가 굉장했다"고 평가했다.
현지 문화계 주요 인사로 초대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 이야기에 굉장히 관심이 많지만 처용 이야기는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긴장이 풀어지는 부분이 많지 않고 드라마가 가득했다. 연출과 등장인물들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무대에 선 성악가들도 생생히 느꼈다고 한다.
현재 독일 마이닝겐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주인공 '처용'역의 테너 김성현은 "노래하면서 관객들을 봤는데 생각보다 눈빛들이 반짝이는 걸 보니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언어, 한국어로 유럽에서 오페라를 한다는 게 신선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작곡가 이영조씨도 "오늘 공연을 본 몇몇 분이 한국에 가보진 않았지만 아시아 정신이 서양 기법에 녹아들었다고 얘기하더라"며 "이런 오페라 공연을 해외에 선보일 수 있다는 게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최재철 주프랑스 한국 대사는 이번 공연이 한류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 대사는 "한류에 꼭 케이팝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있고 그 뿌리가 깊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공연이었다"며 "아이돌 그룹 위주의 공연에서 클래식으로 넓혔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기뻐했다.
오페라 '처용'은 이날 파리 공연에 이어 11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홀, 13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도 무대에 오른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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