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저하 부르는 황반질환…치료제 두고 '눈치 게임'

정승필 2024. 6.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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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관계사, 경구용 치료제 개발 중…임상서 긍정적 결과
아일리아 특허 만료에 제약사들 바이오시밀러 줄지어 출시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주사로 쓰이는 황반 질환 치료제의 불편함을 줄이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경구제 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이 치료제의 특허 만료에 따라 복제약을 출시하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사로 쓰이는 황반 질환 치료제의 불편함을 줄이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경구용 제품의 개발이 한창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황반 질환은 눈 망막 중심에 있는 황반이 손상돼 시력 저하에 이르는 상태를 의미한다. 황반은 시력은 물론 색상 구분을 담당해, 손상되면 일상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황반 손상의 원인으로는 크게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황반변성이 있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당뇨병에 의한 모세혈관 합병증으로 망막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해 미세동맥류가 발생, 혈액의 혈장 단백질과 지질 성분이 망막 조직 내로 누출되면서 발생한다.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고여 망막이 두꺼워지고, 시력을 담당하는 신경연결이 손상돼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오랜 기간 당뇨병을 앓아온 환자일수록 발생률이 높다.

황반변성의 경우 주로 노화로 인해 망막이 퇴화하면서 발생하는데, 이는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은 망막 아래 노폐물 축적이, 습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형성이 원인이다. 이때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부종과 마찬가지로 망막 부종을 초래하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이 두 질환에 주로 쓰이는 치료제는 안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이하 항-VEGF) 주사제다.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와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 약물은 정기적으로 안구에 직접 주사를 맞아야 하고, 주사 빈도는 환자의 상태와 치료 반응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장기간 치료 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독의 파트너사인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가 경구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회사는 지난달 21일 자사의 당뇨성 황반부종 치료제인 'RZ402'가 임상2상에서 황반 중심 두께(Central Subfield Thickness·CST)의 감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모든 용량(50㎎, 200㎎, 400㎎)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의 CST가 위약 대비 최대 50마이크론 줄어들었고(p=0.02), 시험 기간 동안 지속해서 감소했다. 임상은 항-VEGF 주사제 치료 경험이 없거나 제한적으로 치료를 받았던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간은 12주에 걸쳐 진행됐으며 하루에 한 번씩 복용했다.

아일리아의 국내 특허가 올해 1월 만료되면서 제약업계의 바이오시밀러(복제단백질의약품) 시장은 분주하다. 앞서 아일리아는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했으며,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약 12조1680억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약 94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최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줄지어 출시했다. 이외에도 알테오젠과 삼천당제약 등 다수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어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개발명 CT-P42)' 품목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와 아이덴젤트 동등성을 평가한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아일리아의 전체 적응증에 대해 허가받았다.

가격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먼저 출시한 '아필리부(개발명 SB15)보다 비슷하거나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아일리아의 보험상한가는 70만8740원이며 아필리부는 그 절반 수준인 35만원이다. 셀트리온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필리부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에 힘이 쏠린다.

품목 허가 이후 보험급여 적용까지 약 3개월 기간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아이덴젤트는 3분기 중 급여를 받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자체 판매 네크워크가 없는 만큼 황반 질환 영역 강자로 자리잡은 파트너사와 협업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국제약품을 파트너사로 택했다. 지난 4월 전략적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국제약품은 이미 안과 치료제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아필리부의 국내 판매를 위해 삼일제약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는 2022년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의 바이오시밀러 '아멜리부(개발명 SB11)'의 성공적인 협력을 연장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멜리부는 황반 질환 치료에 사용되며, 삼일제약은 이를 통해 뛰어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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