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PD “‘무한도전’도 시작은 미약…‘지구마불’은 장인 장모와 자녀가 함께 시청” [SS인터뷰]

원성윤 2024. 6.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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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도 시작은 미약했죠."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하 '지구마불')를 연출한 김태호 PD는 "초반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 성장하며 좋은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구마불'은 MBC '무한도전', '놀면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PD가 퇴사 후 자신의 제작사 '테오'(TEO) 설립해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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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사진 | ENA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무한도전’도 시작은 미약했죠.”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하 ‘지구마불’)를 연출한 김태호 PD는 “초반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 성장하며 좋은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구마불’은 MBC ‘무한도전’, ‘놀면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PD가 퇴사 후 자신의 제작사 ‘테오’(TEO) 설립해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간 유재석, 이효리 등 톱스타들과 손잡았던 김PD는 ‘지구마불’에서 처음으로 유튜버들을 전면 기용해 신선한 화제를 모았다.

아쉽게도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시즌1은 시청률 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김태호 예능’의 시발점이었던 ‘무한도전’도 초반 한 자릿수 시청률을 전전하다 ‘버라이어티의 교본’이 됐듯 시즌2로 접어든 ‘지구마불’ 역시 첫 회 0.9%에서 출발, 지난 8일 방송된 14회는 2.3%를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ENA에서 1%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나는 솔로’ 외 ‘지구마불’이 유일하다. 유튜브 테오계정에서도 조회수 50만뷰를 가뿐히 넘기며 시즌3로 갈 수 있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지구마불 세계여행2’. 사진 | ENA


‘지구마불’은 2022년 여름, 한 햄버거 가게에서 곽튜브와 만난 게 시작이었다. 평소 친분이 깊은 노홍철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김 PD 역시 곽튜브가 만든 여행 콘텐츠에 흥미를 보이고 있던 차였다.

“방송 콘텐츠에 투입되는 인원이 점점 많아지던 시기였어요. 20년 전에 카메라 한두 대로 찍던 시기가 그립더라고요. 때마침 카메라 한 대로 촬영하는 여행 유튜버들을 배우고 싶었죠. 곽튜브와 같이 해보자고 한 게 ‘지구마불’ 시즌 1이었어요.”

여행 예능은 블루오션인 동시에 레드오션이다. 지구 위 카메라가 담지 못한 여행지가 숱하다. 그러나 방송과 유튜브에서도 콘텐츠가 넘쳐난다. ‘지구마불’은 여행 유튜버 곽튜브(곽준빈), 빠니보틀, 원지를 중심에 배치하고 배우 강기영, 김도훈, 원진아를 매칭해 차별화를 꾀했다.

‘지구마불’ 보드에 들어가는 나라도 쉽게 정하는 법이 없었다. 김 PD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여행지를 정하지만, 제작진은 3개월간 보드에 들어가는 나라 3배수를 뽑아 놓고 고민한다”며 “옵션 3가지를 놓고 ‘우리가 크리에이터가 돼 인도에 들렀다면 뭘 할까’를 고민한다. 그렇게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여행 경로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높이 122m 페루 호텔’(곽튜브X강기영), ‘미국 로키 마운틴에서 나온 의문의 굴’(원지X원진아), ‘일본 무료 노천탕 열탕에 눈을 넣고 식힌 사연’(빠니보틀X김도훈) 등의 에피소드는 제작진의 사전조사가 빛을 발한 덕분이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 2’ 박준형, 곽튜브. 사진 | ENA


김 PD가 꼽는 ‘지구마불’ 최고의 명장면은 가수 박준형이 포르투갈 나자레 해변에서 오열한 8회다.미국에서 보낸 10대 시절을 보낸 박준형은 친구가 없어 바닷가에서 외로움을 달래던 때를 떠올리며 곽튜브에 기대 서럽게 울었다.

“그 장면을 다시 봐도 계속 눈물이 나더라고요. 애초에 그걸 기대하건 아니었어요. 박준형 씨가 울음을 터뜨릴 때 10대 같은 순수함이 느껴져 감동이 오더라고요.”

여행에 재미와 감동이 얹혔다. 김 PD는 줌(zoom)으로 여행지마다 현지를 연결하며 조율했다. 소규모로 꾸려진 제작진들은 현지에서 충분히 머물며 시간을 갖고 영상을 담아냈다. 이런 촘촘함이 ‘지구마불’을 시즌 3로 이끌게 했다.

“어느 날 집에 갔더니 80대 장인·장모님과 11, 5살 제 아이가 ‘지구마불2’를 보면서 웃고 있더라고요. 70년을 뛰어넘는 세대 공감이 이뤄졌다면, 그게 좋은 예능이 아닐지 생각해요.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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