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고’… 인천 송도에 또 초고층 타워

최종일 기자 2024. 6.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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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공구 초고층 빌딩 계획 ‘논란’... 사업성·실현 가능성 낮아 반발
6·8공구 답보사업 답습 우려도... 경제청 “면밀히 검토 후 구체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초고층 빌딩을 추진중인 송도 11공구 부지 일대 전경. 조병석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짓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도 6·8공구의 초고층 빌딩 건설도 18년째 답보 상황이어서 이 초고층 빌딩 건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연수구 송도동 541 일대 17만2천㎡(5만2천평)에 높이 570m 이상, 131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랜드마크 타워’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워터프런트 1-3단계와 연계해 국내 최고 높이 빌딩을 지어 송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내부에는 대기업 본사와 국제금융타운, 호텔, 쇼핑 등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경제청은 이 같은 초고층 빌딩에 대한 사업 타당성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송도 11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수립 용역에 담을지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송도 11공구 초고층 빌딩 계획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초고층 빌딩의 건설비가 매우 비싸 사업성이 낮은데다, 이 같은 마천루(摩天樓)가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18년째 답보 상태인 초고층 빌딩 등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을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6·8공구 개발 사업에 높이 420m, 103층 이상 규모의 빌딩을 짓기로 사업시행자와 기본협약을 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협의만 반복할 뿐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6·8공구 일대의 고도제한 탓에 공군의 고층타워 탐지기 레이더와 인천국제공항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방부 및 서울항공청 등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이 협의가 늦어지면서 인천경제청은 상반기 중 추진하기로 한 6·8공구 개발사업 타워의 국제 디자인 공모도 미뤄지고 있다.

또 송도 11공구는 첨단산업클러스터의 글로벌 바이오 융합도시인 만큼, 이 같은 초고층 건물 등 개발 취지가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자칫 초고층 건물을 놓고 주민 간 찬반의견으로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6·8공구 개발 사업을 놓고도 주민들 사이에서 151층, 130층 이상 등 층수에 따른 주민들간 의견이 엇갈리며 내홍을 겪기도 했다.

김대중 인천시의원(국민의힘·미추홀2)은 “인천경제청의 이 같은 초고층 빌딩 계획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6·8공구도 아직 삽도 못 뜨는 상황을 인천경제청이 뻔히 알면서도 왜 11공구까지 마천루를 추진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배웅규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 교수는 “초고층 빌딩은 막대한 사업비는 물론이고, 진정한 랜드마크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기에 단기간 결정할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과 접근성과 공공성, 기후위기 등에 대한 검토를 다양하게 하는 것은 물론 초고층 빌딩의 입주 기관 등 수요까지 고려해 개발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당장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131층 이상 등 구체적인 내용도 아직 확정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타당성 용역 등을 급히 발주하기 보다는 경제성이나 합리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사업을 구체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초고층 빌딩인 만큼, 사전에 입주 기업 등 투자 유치에 대한 가능성 등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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