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후플레이션 시대 뒤로 가는 식량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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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펄펄 끓고 있다.
유럽연합(EU) 기후감시서비스인 '코페르니쿠스'는 2023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달 동안 지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고온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금사과'라는 등의 이유로 '애플플레이션'이라고들 했지만 실제는 지난해 이상기후로 사과 생산이 급감한 데 기인한 기후플레이션이었다.
기후플레이션 시대, 국내 생산력 증대와 자급률 제고가 아닌 수입 농산물에 기댄 물가안정과 뒷걸음질하는 식량안보를 거듭 경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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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력 확대가 우선적 해법
지구가 펄펄 끓고 있다. 유럽연합(EU) 기후감시서비스인 ‘코페르니쿠스’는 2023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달 동안 지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고온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지난 12달 동안의 세계 평균기온은 19세기 산업혁명 이전 평균보다 1.63℃나 높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구와 러시안 룰렛게임을 하고 있다”며 “기후지옥이라는 고속도로에서 벗어날 출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페르니쿠스가 입증하듯 연일 50℃를 오르내리는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 등 북중미 대륙까지 고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국립환경정보센터(NCEI)는 올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을 61%로 전망한 가운데 미국 매체들은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열돔’현상 중계에 바쁘다. 이러한 이상고온은 가뭄까지 동반, 식량작물은 타들어가고 과일류는 나무에서 말라비틀어지고 있다.
브라질 오렌지가 가뭄에 시달리면서 오렌지 농축액 가격이 폭등하고, 4월 국제 코코아가격은 지난 10년 평균가격의 4배 이상 뛰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에서 지난해 겨우 벗어난 국제 밀 선물가격도 주산지인 호주와 러시아 등의 이상기후로 급등세로 돌아서고 있다. 바야흐로 기후변화가 물가인상을 주도하는 ‘기후플레이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도 이미 지난봄 극심한 기후플레이션을 겪었다. ‘금사과’라는 등의 이유로 ‘애플플레이션’이라고들 했지만 실제는 지난해 이상기후로 사과 생산이 급감한 데 기인한 기후플레이션이었다.
그런데도 물가당국은 여전히 농산물 수입을 통한 물가안정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수입 농산물과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만 남발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 수출국의 가뭄과 홍수 등 이상기후 여파로 수입 쇠고기 국내 소비자가격이 급등하는 등 할당관세 카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데도 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식량안보 보고서도 기후변화로 10년 후 밀과 콩·옥수수 3대 수입 곡물 생산량이 4∼9%까지 줄어 제분가격은 17% 정도 뛸 것으로 예측, 수입을 통한 식량안보는 허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후플레이션 시대, 국내 생산력 증대와 자급률 제고가 아닌 수입 농산물에 기댄 물가안정과 뒷걸음질하는 식량안보를 거듭 경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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