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안면윤곽수술 후 고정핀 제거해야 할까

윤성호 파라디아성형외과 원장 2024. 6. 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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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파라디아성형외과 원장

최근 130만 팔로워를 보유한 대만의 인플루언서 팡 치위안이 공항검색대를 지나다 얼굴에 금속 나사가 박혀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는 내용의 기사가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다. 팡 치위안이 받은 수술은 얼굴뼈 일부를 자른 후 축소하거나 위치를 이동하여 얼굴형에 변화를 주는 안면윤곽 수술이다. 젊은 층에서 인기 있는 성형수술로 광대뼈 축소나 양악, 돌출 입, 턱끝 수술과 같은 안면윤곽 수술 때 뼈 고정을 위해 금속판과 나사가 사용된다. 수술의 인기만큼 윤곽수술 후 고정핀과 관련하여 ‘안면윤곽 수술 후 금속판과 나사는 반드시 제거 해야 할까?’‘ 공항 검색대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과거에는 동서양의 미인에 대한 기준이 달랐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6세기께부터 얼굴의 비례관계를 과학적인 측정과 분석을 통해 계량화함으로써 조화로운 미를 추구했다. 미의 여신 비너스와 같은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조각상을 살펴보면 비례와 균형이 잡힌 갸름한 얼굴형이 완벽한 미인의 조건 중 하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이후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작품을 거쳐 현재까지도 중요한 미의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 반면 과거 동양의 절세가인은 가늘고 긴 반달 같은 눈썹, 하얀 치아와 붉은 입술 등 얼굴 부분부분의 생김이 중요했다. 그런데 서구 문명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 역시 균형과 비례가 맞는 조화로운 얼굴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안면윤곽 수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서양에서 시작된 안면윤곽수술은 빈약하고 볼륨이 없는 밋밋한 얼굴에 인공보형물을 보강하여 볼륨을 주는 형태로 발전했지만 동양의 경우 크고 돌출된 얼굴뼈를 절골하여 축소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절골한 뼈의 고정을 위해 금속판과 나사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금속판과 나사는 절골 후 재위치 시킨 뼈의 지지력을 보충하고 골유합을 촉진하여 변위를 방지하고 심미적 형태를 최적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주로 티타늄 재질을 사용한다. 철과 비슷한 강도이지만 무게는 철의 절반 정도로 가벼운 티타늄은 금 다음으로 내식성이 좋아 인체 내에서 염증이나 이물 반응이 낮음이 임상으로 증명된 안전한 소재로 성형 수술 뿐만 아니라 치과용 임플란트나 척추 수술 등 의료용으로 널리 사용된다. 또한 티타늄은 비자성이라 팡 치위안처럼 고정핀의 크기가 큰 경우가 아니라면 금속탐지기에 감지되지 않아 공항 검색대를 지나가도 대부분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안면윤곽수술 후 금속판과 나사는 인체에 무해 하고 알러지 반응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면윤곽 수술 후 딱딱한 이물질이 몸속에 남아 있는 것이 언젠가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있거나 방사선 촬영 시 금속 핀이 나와 수술 사실이 드러나는 게 싫다면 적절한 시기에 제거할 수 있다. 간혹 이물감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촉진 시 만져지는 게 싫다는 이유,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판단될 때 제거를 하기도 한다.

안면윤곽수술 후, 고정핀 제거의 적절한 시기는 뼈가 충분히 유합되는 시점인 수술 1~2년 경과 후가 적당하다. 너무 이른 시기에 제거할 경우 수술 부위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방사선 촬영을 한 후 뼈의 충분한 유합을 확인 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거 수술은 안면윤곽 수술시 절개했던 부위의 재절개로 시행하므로 소요시간이 길지 않고 수면 마취로도 가능하며, 부기와 멍도 처음 수술 때보다 심하지 않고 회복이 빠른 편이다.


결론적으로 안면윤곽수술시 사용되는 티타늄 금속판과 나사는 공항 검색대 통과나 MRI 촬영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유발하지 않고 인체에 무해한 소재이므로 제거여부는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환자의 상태와 뼈의 유합을 확인한 후 제거를 결정해야 하고 금속핀 제거 수술로 인해 야기할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 아래 신중하게 수술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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