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순봉의 음악이야기] 바로크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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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에는 크게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고전 낭만 후기낭만(국민악파) 인상주의 근대 현대 등 많은 시대양식과 악파가 있다.
음악사에서 고전과 낭만이 가장 황금의 시대라면, 그 시대를 가능케 한게 바로 바로크이다.
바로크는 서양음악의 근간이 되는 많은 것들이 나타난 시대이고 또 음악들도 텔레만의 가벼운 타펠무지크(식탁음악)부터 경전과도 같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이나 '샤콘느'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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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에는 크게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고전 낭만 후기낭만(국민악파) 인상주의 근대 현대 등 많은 시대양식과 악파가 있다. 음악의 긴 역사에서 이 시기의 음악은 오늘날까지 악보가 남아 있고 지금도 연주가 되는 살아있는 음악들이다. 이들 음악 사조의 지속 기간은 대략 500년 정도이다. 오늘은 이 중에서 바로크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보고자 한다. 음악사에서 고전과 낭만이 가장 황금의 시대라면, 그 시대를 가능케 한게 바로 바로크이다. 바로크는 점진적이고 온건했던 르네상스와 달리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많은 진정한 과도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바로크의 이런 수많은 개혁과 변화는 훗날 다 서양음악의 근간이 된다.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란 별명을 붙인 것도 다 이런 근본적인 업적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의 관점에서는 바로크 음악(1600~1750)은 교과서적인 느낌이지만 당시의 르네상스 음악과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이었다. 그래서 바로크란 용어 자체가 ‘일그러진 진주’란 뜻으로 새로운 양식에 대한 비하의 의미가 있었다. 이 용어는 미술이나 건축에서 주로 쓰이지만 원래 1734년 라모의 오페라를 비판한 프랑스 잡지 머큐리에서 사용되었다. 보수적인 사람들에겐 너무 급진적인 음악이었던 것이다.
바로크의 음악은 어떻게 남달랐을까? 우선 성부의 흐름을 중시하는 르네상스의 대위법 음악에선 볼 수 없었던 강력한 리듬과 박자, 그리고 강약의 선명한 대비가 돋보였고 음악이 힘이 있고 전달이 명쾌하다. 또 베이스가 음악의 중심이 되는 통주저음이란 양식이 확립되고 그에 따라 화성과 조성의 개념도 정립이 된다. 그러면서 다양한 전조나 반음계적 선율이 가능해 지면서 표현도 더욱 극대화된다.
또한 이 시기엔 중요한 형식도 많이 나타났다. 음악의 중요한 형성개념인 변주곡 형식,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 소나타 같은 다악장제를 예견하는 모음곡, 그리고 오라토리오 오페라 등이 다 이 시기에 태어났다. 기악이 발전하며 근대 관현악의 기초가 만들어졌다.
한편 바로크는 모순의 시대이기도 하다. 피아노가 출현하면서 바로크의 상징인 통주저음악기 쳄발로가 사라지게 되고 다성음악이 궁극적으로 완성되면서도 그 반대 개념인 단선율이 강조되는 모노디 양식이 나온다. 교회의 전례음악에서 벗어나 다양한 본격적인 세속음악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도시와 시민계급이 형성되면서 전문 음악홀도 생겨나게 되고 음악은 점점 대중을 상대하게 된다. 이런 바로크 음악을 토대로 음악은 고전을 맞이하지만 바흐를 끝으로 바로크는 잊혀져 갔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와 새음악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멘델스존이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재조명했고 브람스도 교향곡4번의 4악장에 바로크의 변주곡 형식인 파사칼리아를 통째로 사용하는 등 바로크는 부활이 되었다. 바로크의 중요성을 외친 것은 20세기에도 마찬가지였다. 힌데미트는 바로크의 가치를 중시한 신바로크주의를 주창했고 라벨은 ‘쿠프랭의 무덤’에서 바로크에의 향수를 추억했다.
음악은 다른 의미의 부여 없이 순수한 음들만의 결합으로 생기는 기악음악,즉 절대음악에서 그것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을 찾을 수 있다. 바로크는 그런 본질에 가장 가까운 음악이다. 바로크는 서양음악의 근간이 되는 많은 것들이 나타난 시대이고 또 음악들도 텔레만의 가벼운 타펠무지크(식탁음악)부터 경전과도 같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이나 ‘샤콘느’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다.
요즘과 같이 온갖 장르의 음악이 혼재하는 시대일수록 바로크 음악은 더욱 어떤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나 신념 같은 의미로 내게 다가온다. 바로크 음악은 뭔가 잘못 됐을 때 다시 시작하는 첫 출발지 같은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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