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계부채비율, 새 기준으로도 여전히 세계최고 수준

이동훈 기자 2024. 6.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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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기준이 변경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졌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하는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의 조사 대상국인 주요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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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100% 아래로 떨어졌지만
세계 주요 34개국 중 가장 높아


통계 기준이 변경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졌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여전히 가계 빚 규모가 크다며 ‘가계부채 하향 안정화’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9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93.5%였다. 국민계정 통계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하면서 기존 100.4%에서 6.9%포인트 낮아졌다. 가계부채 규모는 같지만 ‘분모’에 해당하는 명목 GDP가 2236조 원에서 2401조 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기준연도 개편으로 가계부채비율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하는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의 조사 대상국인 주요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세계 2위인 홍콩(93.3%)과는 격차가 0.2%포인트에 불과했지만 한국을 제외한 33개국의 평균치(34.2%)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3위 영국(78.5%), 4위 미국(72.8%) 등과 비교해도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기존 122.3%에서 113.9%로 8.4%포인트 하락하면서, 세계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일본(114.5%)이 4위로 올라서며 한국과 자리를 바꿨다.

한편 정부는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초 정부는 2027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내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기준연도 변경으로 역대 GDP 대비 가계부채가 100%를 넘은 적이 없게 됐다. 새 기준에 따르면 역대 최고치는 2021년 말 98.7%다. 기준연도 개편 전에는 2020년 3분기(7∼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 넘게 100% 이상을 유지해 왔다.

정부는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 100% 미만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지만 가계부채 감축에 초점을 맞춘 정책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가계대출 하향 안정화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부채 비율은 줄었지만, 부채의 총량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빚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계부채 하향 안정화를 위한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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