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증’ 재발…벌벌 떠는 中
중국의 ‘공한증’(恐韓症·중국 축구가 한국에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이 심해진 분위기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 여부가 한국에 달렸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6일 중국 선양 올림픽 스포스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C조 5차전에서 태국과 1-1로 간신히 비겼다. 본선은커녕 최종예선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지역 2차예선은 각 조 1~2위가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한국이 이미 4승1무(승점 13)로 C조 1위를 확정지었고, 1경기를 남긴 현재 2위 전쟁이 치열해졌다. 현재 중국이 2승2무1패(승점 8)로 2위, 태국이 1승2무2패(승점 5)로 3위다. 순위만으로는 중국이 유리한 듯 보이지만 11일 최종전 상대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국은 C조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한국과 원정 경기에 나선다. 반면 태국은 C조 최약체로 분류되는 싱가포르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경우의 수만 따진다면 중국이 유리하다. 중국은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이 한국에 지고, 태국이 싱가포르를 꺾으면 복잡해진다. 아시아지역 2차예선은 승점이 동률이면 승자승 아닌 골득실로 순위를 결정한다. 중국(+1)이 태국(-2)보다 3골 앞서 있지만 최종전에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중국의 탈락 위기감은 역대 전적에서도 커진다. 중국이 A매치에서 한국을 만나 승리한 것은 2번뿐이다. 나머지 35경기에선 13무 22패에 그쳤다. 직전 맞대결이었던 2차예선 홈경기에선 0-3으로 완패했다. 하필이면 마지막 상대가 한국이냐는 비명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대로 태국은 싱가포르와 상대 전적에서 10승1무2패로 절대 우위다. 2차예선 원정에서도 3-1로 승리했다.
중국의 다급한 심정은 현지 언론의 보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국의 ‘소후닷컴’은 “한국전 주심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모하메드 알호이시 심판으로 배정됐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주천제의 득점을 취소했던 심판이라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며 “지난해 11월 홈경기 패배도 전반 11분 페널티킥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들에서 나왔다”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불과 2개월 전에는 “중국이 지난 1년간 모든 연령별 대표팀에서 한국에 걸려 4전 전패했다. 1골을 넣고 10골을 내줬다. 중국은 한국을 이길 방법이 없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공한증은 국제축구연맹(FIFA)에게도 반갑지 않은 요소다. FIFA는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을 종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했다.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 티켓도 4.5장에서 8.5장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의 본선 참가를 의도한 조치로 풀이됐다. 중국이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본선에 오른 적이 없지만 14억여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의 관심을 모은다면 흥행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FIFA 최대 물주다. 공식 파트너인 중국의 완다그룹을 비롯해 하이센스와 비보, 멍뉴도 FIFA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FIFA는 중국이 본선에 진출해 더 많은 기업의 후원을 받기를 기대했으나 중국이 한국을 넘지 못하면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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