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 급한 올여름… 오늘 낮 최고 33도
이번 주부터 한낮 기온이 영상 30도를 웃돌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겠다고 기상청이 9일 밝혔다. 이번 여름은 초여름을 건너뛴 채 한여름 더위가 찾아왔다가 이달 20일 전후로 제주도부터 장마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10일부터 전국이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겠다. 10일 아침 최저기온은 15~20도, 낮 최고기온은 26~33도로 예보됐다. 여름 시작일의 기준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날’이다. 이런 날이 이번 주부터 지역별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예보된 기온은 평년보다 3도가량 높은 것이다. 초여름을 건너뛰고 한여름 더위가 시작된 셈이다. 또 높아진 습도가 체감기온을 높일 전망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진 서울의 습도가 40%대를 기록하는 등 예년보다 20% 정도 낮았다. 최근 이례적으로 한랭건조한 북풍(北風)이 한반도로 들어와 가을 날씨 같았다.
그런데 10일 서울의 습도는 최저 55%~최고 85%로 일 평균 습도가 70% 내외로 예상된다. 습기는 열을 보존하기 때문에 습도 50%를 기준으로 10%포인트 오를 때마다 체감기온을 1도씩 높인다. 10일 서울은 실제 기온보다 체감기온이 평균 2도가량 높을 거란 뜻이다. 습도가 낮으면 그늘에만 들어가도 시원하고, 밤사이 기온도 크게 떨어진다. 반면 습도가 높으면 해가 떨어져도 열이 잘 식지 않는다.
‘찜통더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달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최고 30도를 웃돌고, 체감기온은 31도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낮 기온이 크게 올라가면 소나기도 자주 내리게 된다. 낮 동안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지표를 달구고,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해 대기 상층의 찬 공기와 만나 소나기 구름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10일 강원도와 경상권에는 각각 5~20㎜, 5~30㎜의 비가 예고됐다. 강원도에는 12일에도 소나기가 내리겠다.
이처럼 올여름(6~8월)은 평년보다 기온은 높고, 강수량은 많을 것으로 전망돼 체감기온과 불쾌지수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역대 6~9월 불쾌지수(2000~2019년·20년 평균)는 78.4다. 불쾌지수는 68 미만이면 ‘낮음’, 68 이상 75 미만이면 ‘보통’, 75 이상 80 미만이면 ‘높음’, 80 이상이면 ‘매우 높음’으로 분류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면 우리나라 6~9월 불쾌지수가 79.8, 2도 오르면 80.9로 높아진다고 분석한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작년 기준 연평균 표면 기온이 1.45도 높아져 ‘1.5도 마지노선’에 다다랐다고 발표했다. 여름 내내 불쾌지수가 ‘매우 높음’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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