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서 밥먹는 멋과 맛, 백화점에 들어왔다

신지인 기자 2024. 6. 10. 0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우스 오브 신세계’ 오픈… 식품관 프리미엄화로 생존 나서

백화점 안으로 호텔이 들어온다. 신세계백화점은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점 백화점에 고급 호텔의 요소를 결합한 프리미엄 식음(食飮)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신세계의 도전은 백화점이 더 이상 물건을 사러 오는 곳의 역할만 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오프라인에서만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주고자 고민한 결과, 신세계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식당과 대면 풀 서비스를 도입해 특급 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을 백화점에서 누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백화점 쇼핑하러 왔다가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닌, 다른 곳에선 할 수 없는 식사 경험을 위해 찾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10일 개관하는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하우스 오브 신세계' 지하 1층 로비 모습. '백화점 안으로 호텔이 들어왔다'는 콘셉트에 맞게, 호텔 로비처럼 누구나 앉을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을 배치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는 유명 맛집과 와인 전문관이 먼저 들어서고 8월부터는 패션·뷰티 편집숍, 명품 편집숍도 영업을 시작한다. /신세계백화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고급 사교 모임이나 비즈니스 미팅에도 손색 없는 공간으로 식품관을 꾸몄다. 40년 가까이 2호점을 내지 않던 스시집 ‘김수사’와 한국 매장을 연 적 없던 ‘우나기 4대째 기쿠카와’를 처음 입점시켰다. 또 호텔 전문가가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조명의 밝기도 기존 백화점과 달리 어둑어둑하게 했다. 일반 푸드코트에서 흔히 보던 어수선한 공용 테이블을 치우고 호텔처럼 칵테일 바와 프리미엄 룸, 최고급 와인 매장을 들여놓았다.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영업시간도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그래픽=양진경

◇백화점에서 호텔을 누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의 경계에 있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7273㎡(약 2200평) 규모로 푸드홀(식사 공간)과 패션·뷰티 편집숍, 럭셔리 편집숍 등이 들어선다. 2021년 신세계면세점이 철수한 뒤 공간 활용을 고민하던 신세계백화점은 면세점이 있던 자리에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대대적인 식품관 리뉴얼을 진행했다. 지난 2월 첫 번째 프로젝트로 디저트 전문 공간 ‘스위트파크’를 연 신세계백화점은 이번에 프리미엄 호텔식 서비스를 결합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집주인의 높은 안목이 곳곳에 담긴 저택’처럼 꾸몄다”고 설명했다. 로비에 소파와 테이블을 둬 응접실처럼 연출하고, 가정집처럼 입구를 나무와 반투명 유리 소재로 제작했다. 와인 매장은 방에서 방으로 이어지도록 해 저택의 숨은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느낌을 내도록 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공간 설계를 맡은 홍콩의 인테리어 에이전시 AWOS(A Work of Substance)는 “백화점을 집처럼 꾸민 건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시도였는데, 의미 있는 결과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흔히 백화점에 없는 3가지를 ‘창문, 시계, 1층 화장실’이라 한다. 고객들이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고 쇼핑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전략을 바꿔 고객들이 시간의 흐름을 조명으로 체감하도록 했다. 낮에는 조명 밝기가 일반 사무실과 비슷한 정도인 400룩스로, 밤에는 침실 스탠드와 비슷한 정도인 50룩스로 바뀐다. 낮에는 여유 있는 식사를, 저녁에는 술을 곁들인 자리에 어울리도록 연출한 것이다. 고객이 여유 있게 주류를 즐길 수 있도록 영업시간까지 바꾸었다. 기존 백화점 영업시간은 오후 8시까지였지만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오후 10시까지 연다.

◇희귀 와인 수입, 통관 서비스까지

10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으로 이어지는 미식 공간이 먼저 문을 연다. 12개 레스토랑이 입점한 푸드홀과 파인 와인 전문관으로 구성된다.

식당 12곳은 국내 백화점에 처음 입점하는 곳이다. 서울 강남의 유명 초밥집 ‘김수사’가 38년 만에 2호점을 선보인다. 3만원대 단품 대구지리, 회덮밥부터 10만원대 스시까지 있다. 1932년부터 4대째 도쿄에서 장어덮밥(히쓰마부시)을 판매하는 ‘우나기 4대째 기쿠카와’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다. 가격은 크기와 세트 구성에 따라 3만8000원에서 7만원 정도다.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의 손자가 2017년 뉴욕에 오픈한 ‘윤해운대갈비’, 신세계가 직영하는 ‘자주한상’, 중국 각 지역의 요리를 한국식으로 선보이는 ‘미가훠궈’(7월 오픈) 등도 입점한다. 어수선한 기존 푸드코트와 달리 호텔 칵테일 바나 오마카세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카운터 테이블’을 마련했다. 또 개별 다이닝 룸도 도입했다.

1층에 1300㎡(약 400평) 규모로 들어서는 ‘와인 셀라’에선 와인과 위스키 등 5000여 병을 산지와 카테고리별로 만날 수 있다. 절반 정도를 최고급 와인으로 구성했다.

전 세계에 몇 병 없는 희소 와인과 숙성 빈티지를 모아놓은 ‘프리미엄 셀라’도 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바롤로의 명품 와인 ‘지아코모 콘테르노’와 보르도 와인을 전통 방식으로 복원한 ‘리베르 파테르’와 같은 희소 와인을 유통업계 최초로 확보했다. 해외에서 희귀 와인을 구해주고 통관까지 도와주는 컨시어지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