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은 막차 타고, ‘이 주식’ 주목하라”… 금리인하기 재테크 전략
최근 유로존(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로화 사용 20국)과 G7(주요 7국)인 캐나다가 미국에 앞서 금리를 내리면서 주요국 금리가 하락기로 접어드는 ‘글로벌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미국은 5월 신규 고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여전히 금리 인하 시점이 안갯속에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통 주식 가격과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도 오르는 경향이 있다. 9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재테크·금융 전문가 7인에게 ‘글로벌 피벗’으로 생길 투자 대전환의 시기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물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에는 예·적금 비율은 줄이고, 주식·채권 비율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균형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전 정기예금 막차 타라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은행이 적어도 한 차례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다. 금리 인하 시점으로는 대부분 4분기(10~12월)를 꼽았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현재 최대 연 3~4%대인 정기예금 이자가 연 2%대로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에는 예·적금 비율을 낮출 것을 권했다. 투자 안정성을 위해 예금에 꼭 돈을 넣어야 한다면, 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려가기 전 서둘러 ‘정기예금 막차’를 타라고 조언했다. 정은영 KB GOLD & WISE the FIRST 반포센터 상무는 “과거 10년 이상 평균치와 비교해 현재 예금 이자는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 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반면 “예금 이자 하락은 더디게 진행되거나 하락 폭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장)도 있었다.
너무 많은 돈을 예금에 묶어둘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많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채권, 대체 자산, 예금 등에 적절히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PB전략본부장은 “증권사 발행어음이나 파생결합사채(ELB) 등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금리 인하는 주식·채권에 모두 호재
주식은 금리 인하가 호재(好材)로 작용하는 대표적 자산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전 세계 주식시장이 불마켓(bull market·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의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그룹장은 “AI 발전 수혜주인 반도체와 이익이 증가하는 것 대비 주가 상승이 더딘 바이오·헬스케어가 유망 분야”라고 말했다. 이은정 하나은행 WM본부장은 반도체와 함께 게임 업종을 추천했다. 이 본부장은 “게임 업종은 구조 조정으로 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콘솔(게임기)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채권도 금리 하락기에 유리하다.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채권 투자 시 확정된 수익(이자)을 만기 때 그대로 가져갈 수 있고,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올라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만기 10년, 30년 등 장기채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며 역기 양쪽의 균형을 맞추듯 장기채와 단기채를 나눠 담는 ‘바벨 전략’을 권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쉽지 않을 것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몇 개월째 달러당 1300원대 후반에 머무는 등 원화 약세 기간이 길어지면서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나 해외여행객 등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올 하반기 하락세(원화 가치 상승)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당장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글로벌 피벗’이 언제 미국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아직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고용, 물가 등 경제 지표 발표 때마다 미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출렁이는 데다, 11월 미국 대선, 중동 지역 긴장 등의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송현주 그룹장은 “환율이 1300원대 아래로 가긴 어렵고, 1400원대로 상승할 위험도 크다”며 “환율이 1350원 아래로 내려갔을 때 환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김도현 본부장은 “앞으로 금리 경로에 대한 윤곽이 나온 뒤 달러 매수를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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