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수지·박보검 서사 툭툭 튄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1. 옴니버스물의 한계, 이야기가 끊긴다?
2. 왜 AI를 소재로 했을까
3. 탕웨이부터 박보검·수지까지, 캐스팅 비화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가 크랭크업한지 3년 만에 대중 앞에 서게 됐다.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아내이자 배우인 탕웨이부터 수지, 박보검, 최우식, 정유미, 공유까지 놀라운 라인업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받아온 작품이다. 그러나 공개 직후 옴니버스물의 한계인 서사의 빈약성 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김태용 감독에게서 ‘원더랜드’에 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어봤다.
■쟁점1. 수지와 박보검의 서사, 얼굴이 전부다?
수지와 박보검은 극 중 오래된 연인인 ‘정인’과 ‘태주’로 각각 분해 애틋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정인’은 사망에 준하는 판정을 받은 ‘태주’가 그리워 ‘원더랜드’ AI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고, 이후 실제 ‘태주’가 깨어나면서 둘 사이 균열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또 다른 메인 플롯인 AI ‘바이리’(탕웨이)의 이야기에 비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불친절하게 설명돼 감정선이 끊어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편집에서 분량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상황과 감정을 나열하는 구조라 툭툭 끊길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하긴 했어요.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더라도 그 빈 공간을 관객의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게 되길 바라기도 했고요. ‘모성애’는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연인 간의 이야기는 어쩌면 비약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위험성을 인지하긴 했는데, 큰 주제 안에서 그런 위험성이 있어도 이렇게 가는 게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진짜로 생각하던 것들이 가짜로 느껴지는 혼란은, 어쩌면 툭툭 끊기는 형식에 더 맞지 않을까 싶었죠. 물론 극적인 사건이 있어야 하나 싶긴 했지만, 그게 더 가짜 같고 설명적이라서 빼다 보니 이렇게 된 거고요.”
■쟁점2. AI를 소재로 택한 이유는?
2016년에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에만 해도 AI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발전할 줄 몰랐다고 했다. 근미래물이라 개봉이 조금만 더 늦었으면 뒤쳐졌을 수도 있는 소재라고 하니 김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가짜와 진짜가 헷갈리는 시기가 올 거고 그 안에서 ‘진짜와 가짜’가 혼란스러운 사람들의 글심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 주제는 한 인물로 깊이 있게 가기엔 오해가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서 4~5개의 에피소드를 뽑아 ‘그리워한다’는 공통적인 카테고리를 묶으려고 했고요. ‘AI와 함께 사는 우리 인간들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란 건 미시적인 이야기라 사람들이 관심 없을까봐 더 리얼하게 사람 사는 이야기로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와 교류하면서 AI 기술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고, 생각보다 딥페이크나 딥보이스 기술이 금방 발전해 시나리오 내용도 조금씩 바꿨죠. 영화 속 일이 바로 내일의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지금은 이 시점에 개봉한 게 오히려 좋은 거라고 느껴져요.”
■쟁점3. 화려한 캐스팅, 그 뒷얘기가 궁금하다
이 작품엔 탕웨이, 수지, 박보검 등 한 작품에서 다같이 보기 어려운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게 가능할까 싶은 라인업이라고 하니 수줍게 웃는 김 감독이다.
“탕웨이는 제 아내기도 하지만 배우로서도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제안을 한 거고요. 이 작품이 근미래물이라 서울을 조금 더 국제적인 도시로 설정했는데요. 그렇다면 외국인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 수 있겠다 싶어 탕웨이를 캐스팅했죠. 게다가 모성애에 관한 에피소드라 외국인이라는 걸 부각하지 않아도 되니 어울릴 거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작품엔 에피소드가 다양해서 배우들의 밸런스가 잘 맞아야 했는데요. 에피소드마다 감정의 밀도가 비슷해서 다같이 톱스타거나, 아니면 다같이 스타가 아니어야 했어요. 그런데 힘있는 배우들이 붙기로 해서 그 방향으로 가게 된 거죠. 존재감이 엄청난 배우들인데 그 합은 얼마나 더 묵직하게 올까. 이런 생각에 캐스팅을 했어요. 특히 수지와 박보검은 각자 워낙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라 출연 제안을 했는데, 둘이 이렇게까지 잘 어울릴 줄은 몰랐어요. 사랑스러운 생명체 둘이 있으니까 탕웨이도 넋놓고 둘만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종합] 토니안 “거울 깨고 피 흥건···조울증+대인기피증 앓아” (새롭게 하소서)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