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마불2', 김태호X김훈범 PD가 이뤄낸 일석사조 성과[TF인터뷰]
시즌2, 첫 회부터 시즌1보다 높은 시청률 기록
파트너 투입·세계관 확장으로 또다른 재미 유발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여행 크리에이터들에겐 여행의 기회를 주고 파트너들에게는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또한 시청자들에게는 간적접인 경험을 겪게 해주며 내부 PD들에게는 해외 촬영을 통한 '성장'을 이뤄낸다. '지구마불 세계여행2'가 일석사조 혹은 그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
김태호 PD와 김훈범 PD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ENA 사옥에서 <더팩트>와 만나 예능프로그램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하 '지구마불2') 종영 기념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지구마블' 시즌1, 2에 관한 에피소드부터 시즌3 언급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8일 막을 내린 '지구마불2'는 여행 크리에이터 3대장 곽튜브, 원지, 빠니보틀이 김태호PD가 설계한 세계여행 부루마불 게임에 참여해 주사위에 운명을 맡기며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앞서 '지구마불'은 지난 2023년 상반기 ENA 예능 최고 시청률 기록하며 유튜브 누적 조회수 6천만 뷰 돌파, 공개 직후 OTT 플랫폼 상위권 점령 등 높은 성과를 냈다.
이에 힘입어 제작진은 빠르게 시즌2를 기획했고 확장된 세계관과 함께 돌아왔다. 특히 시즌1에 이어 곽.빠.원(빠니보틀 원지 곽튜브)가 재출격했다. '지구마불'은 여행지가 주사위를 통해 즉흥적으로 정해지는 점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특히 이번 시즌2에서는 첫 모임에 주사위를 굴려 바로 여행을 시작해 호평을 이끌었다. 즌1 우승자 원지의 우승 혜택이었던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여행을 시작으로 오만,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케냐, 인도, 에티오피아, 포르투갈, 페루, 브라질, 미국, 중국, 일본 등 12개국의 전경을 담았다.
이날 김태호 PD는 "종영하면서 이렇게 간담회를 진행하는 게 처음이다. 그만큼 많은 시청자들과 구독자가 사랑해 준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시즌2를 잘 마무리했다는 증거인 것 같아 기쁜 마음"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김훈범 PD 역시 "종영 인터뷰는 처음이라 기분이 남다르다.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해서 시청자들에게 큰 남김을 주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시즌2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전하기에 앞서 '지구마불'의 기획 과정을 들려줬다. 김태호 PD는 "처음에는 여행 크리에이터를 모시고 우리가 배워보자는 생각이었다. 회삿돈을 써서 우리의 콘텐츠를 만들고자 판을 벌였던 건데 ENA에서 먼저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함께하면서 발전도 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때문에 시즌1과 시즌2의 출발점이 다른 부분도 있었단다. 김태호 PD는 "시작이 유튜브다 보니 시즌1은 유튜브 친화적인 콘텐츠를 방송에 녹인 셈이었다. 반면 시즌2는 처음부터 사전 준비 기간을 통해 방송에 더 적합한 구성으로 기획했다. 때문에 제작진이 개입할 수 있는 통로도 열어뒀다. 조금 더 보기에 즐겁고 편하게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즌2는 '힘쓸 무인도'에 걸리면 극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의 히든 룰이 추가됐다. 또한 여행 파트너가 합류해 '곽.빠.원'과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본부'라는 제도도 도입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김훈범 PD는 "크리에이터들도 혼자보다는 말동무나 동반자가 함께하는 여행을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또한 '부루마블'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게임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싶었다. 다만 여행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개입을 하고자 접근했고 그 결과 본부 등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시즌1을 할 때 출연자들이 아무래도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곤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어요. 한 번 정도는 모여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싶어 만든 게 본부였죠. 그리고 그 본부 안에서도 다채로움이 필요할 것 같아 파트너를 바꾸는 게임이나 도시를 선정하는 게임을 추가했어요. 다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이미 팀끼리 끈끈함이 생겨 있어서 파트너를 바꾸고 싶어 하지 않더라고요. 이런 것처럼 준비했던 걸 폐기하고 현장에 맡긴 경우도 많았습니다." (김태호 PD)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기획하지만 사실 현장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에피소드는 탄생하지 않아요. 그런데 때마침 몇 년 전부터 '인도는 절대 안 간다'고 했던 곽튜브가 인도에 걸리고, 원지는 본부에 걸렸죠. 빠니보틀이 '편집 없이 그대로 올려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주사위를 통한 극적인 상황이 많이 나왔어요. 주사위가 '제4의 주인공'으로서 활약해 줄 때마다 제작진은 환호성을 질렀어요.(웃음)" (김훈범 PD)
특히 '지구마불2'에서는 시즌1보다 더욱 다양한 나라들이 주사위판에 배치돼 궁금증을 자극했다. 사실 실제로 갈 수 있는 나라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나라 등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나라 선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김태호 PD는 "여행을 가는 나라는 주사위를 통해 즉흥적으로 결정된다. 이를 위해 주사위 보드에 후보로 들어가는 나라들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대륙 별로 지금 나라의 2~3배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전 조사에 나섰다. 저희끼리 실제 크리에이터가 돼서 이 나라에 가면 무엇이 있을지,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고 설명했다.
김훈범 PD는 "각각의 크리에이터들이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한 나라로 선별하고자 했다. 최소 3가지 이상의 아이템이 있어야 했다. 이에 보드판 나라를 선정할 때까지 첨삭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시즌2에서 새롭게 함께한 멤버들도 신선했다. 배우 공명과 가수 박준형, 코미디언 김용명이 2~3라운드 여행을, 배우 김도훈 강기영 원진아가 4~5라운드 여행을 함께했다.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크리에이터들과 호흡을 맞추며 신선한 '케미'로 호응을 이끌었다.
여행 파트너의 기준도 있었을까. 김태호 PD는 "어떻게 하면 이 여행에 더 집중할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래서 크리에이터들에게도 누가 온다고가 아니라 어떤 캐릭터의 사람이 온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름값과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같이 하는 여행'에 초점을 맞춰 '케미'를 중요시했다"고 전했다.
김훈범 PD 역시 '여행'을 강조했다. 그는 "여행을 좋아하는가 안 좋아하는가가 가장 중요했다. 실제로 김도훈의 경우 여행초보라고 하지만 누가 여행을 가자고 하면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더라. 이와 같은 여행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 좋았다. 강기영과 원진아도 마찬가지로 여행에 임하는 태도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사실 시즌2는 확장인 만큼 시즌1의 기존 멤버 '곽.빠.원'의 변동도 에상됐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멤버 변화가 아닌 기존 그대로를 선택했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김태호 PD는 "사실 시즌1을 끝내고 시즌2로 갈 때 고민을 하긴 했다"며 "그러나 다른 선택이 없을 정도로 프로그램의 색깔과 가장 잘 맞는 분들이 '곽.빠.원'이었다. 무엇보다 시즌1 이후 이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도 커졌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여기에 세 사람이 말했던 외로움과 혼자의 고충을 채워주는 파트너를 신경쓰자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시즌3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훈범 PD는 "일단 시즌2 우승자가 결정되면 우승상품에 관한 여행으로 스핀오프를 준비하고 있다. 이 부분을 먼저 준비하고 시즌3는 추후에 논의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에 김태호 PD는 "아마 7월쯤 정리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구마불2'는 시즌1에 비해 성적 또한 괄목할 만하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며 3회 만에 이전 시즌 최고 시청률을 넘었다. 특히 5회 전국 기준 시청률이 1.5%를 넘으며 자체 기록을 세웠고, 7회는 2%를 넘었다. 2049세대 시청률은 케이블 채널 예능 전체 2위에 올랐다.
이에 김태호 PD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저희가 ENA에서 '지구마불'을 할 수 있었던 건 하나의 문화가 없는 상황에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나온 결과였어요. 지금도 이 목적 아래에서 하나가 되는 과정을 겪고 있죠. '지구마불'이라는 콘텐츠를 이해하고 다양한 후배들이 하나의 목적 아래에 모여 서로의 성향을 알아가면서 시즌2가 나온 셈이에요. 때문에 앞으로도 저희 회사가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며 전략적으로 상생하는 방식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편하게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같이 여행하는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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