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지났지만 고통 여전…“체계적 트라우마 치유 필요”
[KBS 광주][앵커]
재개발 현장에서 무너져내린 건물이 시내 버스를 덮쳐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가 3주기를 맞았습니다.
부상자와 유가족은 여전히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체계적인 치료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구겨진 시내버스.
천장은 주저앉았고, 내부에는 깨진 콘크리트 덩어리가 가득합니다.
3년 전 광주 학동 재개발 사업현장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내리면서 덮쳤던 시내버스입니다.
72살 김한수 씨는 그날 버스에 타고 있었습니다.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아내를 만나러 가던 길에 버스가 건물에 깔리면서 함께 타고 있던 막내딸을 잃었습니다.
학동 참사 부상자이자 유가족인 김 씨에게 원래 삶으로 되돌아가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김한수/광주 학동 참사 부상자 : "늙은 애비가 가야지 젊고, 아직 시집도 안 간 딸이 평생 공부만 하다가 갔는가 그것이 화가 난다는 것입니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조사 결과 부상자 8명과 사망자 9명의 유가족 대부분이 자살을 고민하거나 시도했을 정도로 여전히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해정/재난피해자권리센터장 : "망상이나 환청 등 현상도 같이 경험하고 계셔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트라우마 지원 대책을 수립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광주시는 3년 전 사고 당시 시각에 맞춰 추모식을 열고 추모공간 마련 계획을 밝혔습니다.
[강기정/광주시장 : "추모의 마음을 담되 시민들이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쉼터로 공원과 하천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녹지공간으로 (추모공간을 만들겠습니다)."]
광주시는 또 유가족들이 현재 모습 그대로 영구보존을 요구하고 있는 사고버스를 추모사업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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