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한화 4시간 52분 '헛심 썼다', 12회 대혈투 끝 무승부... 김경문 900승 날린 8회 김주원 동점포 [대전 현장리뷰]

대전=양정웅 기자 2024. 6. 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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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전=양정웅 기자]
한화 김경문 감독(왼쪽)과 NC 강인권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4시간 52분의 혈전에도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다.

한화와 NC는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즌 10번째 연장에 돌입했던 NC는 몇 차례 끝내기 위기를 넘겼으나, 정작 공격에서 시원한 한방이 나오지 못하며 올 시즌 2번째 무승부 경기를 만들었다. 주말 3연전을 2승 1무로 마치며 시즌 30승 32패 2무(승률 0.484)가 된 NC는 같은 날 1승 1패를 기록한 5위 SSG 랜더스와 승차가 1.5경기 차로 좁혀졌다.

시리즈 루징을 확정지은 한화는 경기 후반까지 리드를 잡고 있다 정규이닝 막판 동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그래도 남은 이닝을 잘 처리하며 3연패만은 막아낼 수 있었다. 한화는 승률 0.443(27승 34패 2무)으로 6위 NC와 2.5경기 차를 유지했다.

한화는 선발로 등판한 루키 조동욱이 4이닝 5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내려간 후 한승혁과 김규연, 박상원이 도합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무리 주현상이 8회 동점 홈런을 맞았으나, 이후로 올라온 투수들도 실점 없이 끝내며 패배를 막았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황영묵이 3안타를 쳐냈고, 9번 이원석도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NC는 외국인투수 카일 하트가 5⅔이닝 동안 11안타를 맞았으나 3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았다. 이후 올라온 4명의 투수가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공격에서는 톱타자 박민우가 2안타 2볼넷, 3번 박건우가 3안타를 기록했고, 8번 김주원은 8회 극적인 동점 2점 홈런을 터트렸다.

한화 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날 한화가 승리했다면 김경문 감독은 KBO 리그 통산 900승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이를 이루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로써 KBO 역대 6명(김응용, 김성근, 김인식, 김재박, 김영덕, 강병철)밖에 없는 대기록을 이뤄냈다. 또한 한화 감독 부임 후 홈에서 첫 승 도전도 미뤄졌다.

한화는 황영묵(2루수)-김태연(1루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우익수)-최인호(좌익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이원석(우익수)을 스타팅으로 냈다. 중심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가슴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이원석이 9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황영묵이 1번 타순에서 선봉장에 나섰다.

한화 요나단 페라자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수비 도중 펜스와 충돌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에 맞서는 박민우(2루수)-김휘집(3루수)-박건우(우익수)-맷 데이비슨(지명타자)-권희동(좌익수)-김성욱(중견수)-도태훈(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이 출전했다. 손아섭이 피로 누적, 서호철이 오른쪽 발목 염좌로 각각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또한 데이비슨이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대신, 도태훈이 1루 수비에 나섰다.

이미 시리즈 2패를 당한 한화는 스윕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초반부터 몰아치기에 나섰다. 2회 말 한화는 선두타자 채은성이 1루수 미트를 맞고 옆으로 흐르는 행운의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다음 타자 최인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으나, 1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던 채은성이 태그아웃되면서 기회를 놓치는 듯했다. 설상가상으로 최인호가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빠지는 일도 일어났다.

하지만 최재훈이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나갔고, 이도윤의 1루 땅볼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여기서 9번 이원석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기록해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2루까지 진루한 이원석이 황영묵의 좌전 적시타로 득점을 올리며 한화는 3-0으로 리드했다.

한화 이원석이 9일 대전 NC전에서 2회 말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맷 데이비슨.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도 바로 다음 이닝에서 추격에 나섰다. 3회 초 첫 타자 박민우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1사 후 박건우의 우전안타로 1, 3루 기회를 만든 NC는 데이비슨이 우익수 쪽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로 박민우로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두 팀은 몇 차례 찾아온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한화는 3회 말 안치홍이 선두타자 안타를 기록하고도 후속 세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5회에도 상대 실책과 채은성의 내야안타로 득점권 상황을 만들었지만, 장진혁이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면서 이닝이 그대로 마감됐다. 이후 7회까지 3이닝 연속 득점권 기회를 잡았던 한화지만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NC도 마찬가지였다. 4회 초 공격에서 2사 후 김형준과 김주원, 박민우가 연속 4사구로 걸어나가 만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김휘집이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서며 득점이 무산됐다. 다음 이닝에는 박건우가 선두타자 안타로 나간 후 김성욱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에서 도태훈이 1루 땅볼로 아웃됐다.

조용하던 경기는 8회 다시 요동쳤다. NC는 8회 초 1사 후 도태훈이 우익수 앞 안타로 살아나가며 기회를 잡았다.한화는 마무리 주현상을 조기 투입했고, 김형준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2아웃이 됐다. 하지만 9번 김주원이 주현상의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극적인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로써 경기는 3-3 원점으로 돌아갔다.

NC 김주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9회 말 한화는 1사 후 경기 전 수비훈련 도중 손등에 타구를 맞았던 문현빈이 대타로 나왔다. 그는 김재열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이어 노시환도 볼넷으로 출루해 1, 2루 상황이 됐다. 채은성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한화는 장진혁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며 결국 연장으로 끌고 갔다.

10회 초 2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막았던 한화는 이어진 공격에서 한번 더 끝내기 기회를 얻었다. 최재훈이 볼넷으로 1루에 걸어나갔고, 이도윤의 3루 땅볼 때 대주자 하주석이 2루로 향했다. 이원석의 느린 땅볼 때 3루수 김휘집이 실책을 저지르며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NC 투수 한재승은 황영묵을 삼진, 김태연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 끝내기를 막아냈다.

11회 말 한화는 NC 5번째 투수 배재환을 상대로 문현빈이 볼넷을 골라나가 3번째 찬스를 만들었다. 노시환이 외야플라이로 아웃됐지만 문현빈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채은성도 고의4구로 나갔다. 장진혁이 친 타구를 1루수 도태훈이 잘 잡아 1루 주자를 잡으며 2사 1, 3루가 된 상황에서 박상언이 삼진아웃되면서 마지막 이닝에 접어들었다.

NC는 12회 초 한석현이 유격수 이도윤의 실책으로 살아나갔고, 2사 후 김형준의 볼넷으로 1, 2루라는 마지막 득점 기회가 차려졌다. 하지만 김주원이 유격수 뜬공으로 잡히며 NC 승리의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어진 12회 말 한화는 이도윤의 볼넷과 이원석의 희생번트가 나왔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결국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화 문현빈(맨 왼쪽)이 9일 대전 NC전에서 11회 말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전=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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