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닫혔다, 앞으로 보내라…” KIA 25세 거포 포수에게 이런 디테일이, 스마일가이를 웃게 했다[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어깨가 닫혔다. 앞으로 보내봐라…”
KIA 타이거즈 ‘스마일가이’ 윤영철(20)의 최근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전의 3경기서 11⅓이닝 동안 11자책하며 흔들렸다. 제구가 강점인데 9일 이전까지 53⅔이닝을 던지며 29개의 볼넷을 내준 것도 이상 신호였다. ABS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할 투수일줄 알았는데, 일단 아니다.
그런 윤영철은 9일 두산전서 모처럼 깔끔한 투구를 했다.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5승(3패)을 달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5.20서 4.76으로 낮췄다. 141km까지 나온 포심패스트볼에, 올 시즌 장착한 커터를 포심보다 더 많이 던졌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까지. 꽤 다양한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됐다.
윤영철의 이날 쾌투에는 배터리 호흡을 맞춘 한준수(25)의 지분도 크다. 두 사람은 사실상 전담 파트너다. 윤영철은 “준수 형이 초반에 직구가 좀 안 눌린다고 커터를 좀 많이 쓰자고 했다. 커터가 더 잘 눌린다면서 초반에 커터를 많이 썼었는데 그게 좀 잘 됐던 것 같다. 준수 형이 또 많이 도와줘서 잘 던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한준수는 2회에 마운드에 올라 윤영철에게 이런 얘기도 했다. “어깨가 너무 닫혀있다.” 미묘하게 투구밸런스가 좋지 않으니, 어깨를 자신(포수) 방향으로 열고 공을 던져보라고 조언했다. 한준수는 “그냥 앞으로 보내봐라”고 했다.
윤영철은 “그 말을 듣고 어깨를 좀 내리고 던졌더니 괜찮았다. 나는 어깨 열고 던진다고 생각하고 던졌지만, 사실 사람들이 보기엔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정도니까. 내가 생각하는 것만 좀 바꾸면 금방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동걸 투수코치는 전반기에 5승만 하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5승을 달성했으니, 전반기 잔여 일정을 홀가분하게 치를 수 있다. 한편으로 윤영철은 6이닝 이상 투구, 나아가 완투완봉승에 대한 욕심도 분명히 갖고 있다.
윤영철은 “나도 선발투수다 보니 6회까지 던지고 싶은 마음도 큰데, 일단 한 이닝 한 이닝, 한 타자 한 타자 확실하게 잡는 게 중요하다. 이동걸 코치님도 전반기에 반타작만 하라고, 5승만 하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승수가 빨리 쌓였다.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줬다. 힘이 생겼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영철은 “올 시즌 10승을 하고 싶지만, 아직 신경 쓸 때까지는 되지 않았다. 내가 잘 던져서 팀이 이기면 기쁜 것이고, 승리투수가 되지 않아도 팀이 이기면 만족한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이 최근 다소 아쉬운 투구를 했는데 오늘 경기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투구를 해줬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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