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돌아온 불화…“마음 모아 환수”
[KBS 청주] [앵커]
영동의 한 사찰에 있던 그림이 해외를 떠돌다가 80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신도들이 마음을 모은 덕분에 제자리로 돌아왔는데요.
그 사연을 이유진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신라 시대에 창건된 1,300여 년 역사의 사찰, 중화사입니다.
사찰 내부에 극락 왕생을 기원하는 '현왕도'가 걸려있습니다.
청나라 황제인 건륭 55년, 1790년에 그려진 불화입니다.
불교사적 가치가 크고, 제작연도를 비롯해 그림을 그린 화승과 장소 등이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정유훈/영동군 학예연구사 : "이 시기에 그려진 작품이 우리나라에 중화사 현왕도 포함해서 12점밖에 남아 있지 않거든요. 당시 불화 연구는 물론이고 그 당시 영동 지역의 문화사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세기부터 중화사가 소유했던 현왕도가 이렇게 제자리로 온 건 약 80여 년 만입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당시 해외로 유출됐었기 때문입니다.
2011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 우리나라 수집가가 사들였습니다.
이후 중화사 신도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발견 5년 만인 지난해, 환수에 성공했습니다.
[철우 스님/중화사 주지 : "신도들이 꼭 찾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니까 미국에서 가져온 가격으로 그대로 준 거예요. 탱화를 찾아오는 날 너무 좋아서 잠을 못 잤어요. 막 울었다는 신도들이 많습니다."]
각고 끝에 우리나라로 돌아온 현왕도는 천일기도 기간을 맞아 중화사에 잠시 머뭅니다.
이후에는 도난·훼손 방지 시설을 갖춘 박물관에 보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그래픽:김선영
이유진 기자 (reason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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