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민 민희진, 침묵하는 하이브...'불편한 동거' 결말은

홍혜민 2024. 6. 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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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모회사 하이브의 극적 화해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양측에 깊은 상처를 남긴 내홍이 한달여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 대표가 하이브를 향한 공개적인 화해 시그널을 보내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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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 2차 기자회견서 하이브에 화해 제안
"장기적으로 생각해 아프더라도 참고 가자"...민 대표 제안 이뤄질까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에 화해의 뜻을 전했다. 신용주 인턴기자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모회사 하이브의 극적 화해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양측에 깊은 상처를 남긴 내홍이 한달여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 대표가 하이브를 향한 공개적인 화해 시그널을 보내고 나섰다. 이제 법적 다툼으로 확대된 민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민 대표는 지난달 31일 진행한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하이브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대의를 위해 감정적 부분을 내려놓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화해 제안은 앞서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며 해임을 피했으나 기존 사내이사 2명이 해임된 뒤 하이브 측이 추천한 신규 사내이사가 선임되면서 '외딴 섬' 신세가 된 민 대표가 작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택한 해결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해임은 피했지만, 새로운 이사진을 필두로 하이브가 어도어의 이사회를 개최해 민 대표의 해임을 다시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인데다 하이브 역시 법적인 후속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민 대표 입장에서는 여전히 일신 보전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달 넘게 이어진 하이브와의 갈등 속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민 대표는 타협점 마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이 분쟁이 솔직히 싸우면서도 누굴 위한 분쟁인지, 뭘 얻기 위함인지 잘 모르겠다. 누군가를 힐난하고 비방하는 것이 지겹지 않나. 대의적으로 어떤게 더 실익인건지를 생각해서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선택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민 대표가 밝힌 합의의 핵심은 앞서 그가 '노예계약'으로 표현하기도 했던 주주간계약 속 경업금지 조항의 수정이다. 그는 "경업금지 약정에 대한 독소조항만 없어진다면 제가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은 포기하겠다"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앞서 민 대표는 지속적으로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대한 불합리함을 주장했던 바, 민 대표 측 법률 대리인은"어도어 채권 발행 주식을 더이상 보유하지 않고 재직하지도 않아야 계약이 종료되는데, 현재 보유한 지분 중 5%는 하이브가 보유주식 양도 처분에 동의하지 않는 이상 처분을 할 수 없어 영구 경업 금지인 셈"이라고 해당 계약이 갖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만 민 대표의 입장 발표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는 하이브가 해당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 대표가 꾸준히 문제삼고 있는 주주간계약 경업금지 조항의 문제점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데다, 지난해 12월 이미 해당 조항에 대한 수정 의사를 전달했던 바 있다고 주장해 온 만큼 갈등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서 하이브가 다시금 민 대표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 하이브의 경우 이번 사태의 핵심을 민 대표의 경영권 찬탈 모의 등 배임 행위에 있다고 바라보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민 대표가 종전과 같이 거취를 유지하는 것에 동의할 가능성 역시 그리 높지 않다.

물론 하이브가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새 국면을 받아들일 가능성 역시 배제하긴 어렵다. 이번 분쟁 속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및 기업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뉴진스 팬들의 반박 역시 극심한 상황에서 여론을 고려해 민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사태 수습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동행을 위한 양측의 협상이 다시 한 번 이루어지고, 이를 위해 양측 모두 납득할 만한 수준의 타협점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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