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하루 몇 시간까지 괜찮나’…직장인 절반 “2시간으로 제한을”
42% “주 48시간 근무 적절”
포괄임금제, 71%가 “반대”
직장인 A씨는 두 달 연속으로 주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 주말은 물론 새벽에도 업무 통화를 해야 했다. 하지만 수당은 없다. 회사 관리자는 “A씨가 일을 못해서 야근을 한 것일 수 있으니 수당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하루 초과노동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최대 52시간’인 초과노동 상한도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2월2일부터 13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직장인의 36.3%는 조기출근, 야근, 주말출근 등 초과노동을 하고 있었다. 초과노동 경험자 중 25.4%는 주 평균 초과노동 시간이 현행 최대치인 12시간을 넘겼다.
응답자의 42.5%는 적절한 주 최대 노동시간 상한이 ‘48시간’이라고 답했다. 현행 상한인 ‘52시간’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35.2%로 나타났다. ‘60시간’은 9.5%, ‘69시간 이상’은 2.4%였다.
하루 초과노동 시간 상한을 설정할 경우 ‘2시간’이 가장 적절하다는 응답이 53.6%로 나타났다. ‘4시간’이 29.4%, ‘6시간’이 10.8%, ‘8시간 이상’이 6.2%로 뒤를 이었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1일 단위 노동시간 상한을 두고 있지 않다. 고용노동부는 당초 연장노동 시간을 ‘1일 8시간을 초과한 시간’으로 봤지만,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연장노동 시간 제한 위반 여부는 주 단위로만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이에 맞춰 행정해석을 바꿨다.
1주 단위로만 노동시간 상한을 둔 탓에 ‘집중 과로’를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주요국들은 대부분 1일 단위 연장노동 시간을 제한하거나 ‘1일 최대 노동시간’ 규정을 두고 있다.
공짜 야근의 주범으로 불리는 포괄임금제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다. 직장인의 71.0%는 ‘포괄임금 계약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초과노동을 할 경우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현실 속 수많은 노동자들은 공짜 연장근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노동부는 포괄임금 오남용 의심사업장 기획감독이라는 실효성 없는 대응만 앞세우며 공짜 야근의 주범을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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