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출신 전가람, KPGA 선수권 우승... "가족 생각에 극복했죠" 약점-트라우마'도 넘어섰다 [양산 현장]
우승 후에도 돌연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다하며 채를 잡기도 힘든 상황을 겪었고 심리적으로도 흔들렸지만 가족이 전가람(29)을 강하게 만들었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둬 막중해진 책임감이 전가람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전가람은 9일 경상남도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제67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6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언더파 65타를 적어내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이후 무려 5년 만에 거둔 승리다. 어프로치와 퍼터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강점을 살려 거둔 값진 통산 3승이다.
고교 3학년이었던 2013년 한국프로골프협회 정회원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나 코리안투어에 데뷔하기까지는 3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골프를 포기하려 했던 그는 캐디로 잠시 변신을 하기도 했으나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가슴 속에서 골프선수를 향한 열정이 다시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 결국 프로의 무대에 다시 발을 들였다.
그렇기에 더욱 놀라운 결과다. 2022년 12월 전역한 그는 지난해 투어에 복귀했고 8월 군산CC 오픈과 9월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기량이었다.
올 시즌에도 두 차례 톱 10에 진입했던 전가람에게 이번 대회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앞서 에이원CC에서 열린 대회에서 6차례나 좌절을 맛봤다. 4차례는 컷 탈락, 두 차례는 기권을 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 전가람은 이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8언더파를 기록, 공동 선두에 올랐고 2라운드에서도 한 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떠올랐다. 악천후 속에 펼쳐진 3라운드에서도 2언더파로 4라운드를 챔피언조로 맞이했다.
7번 홀까지 연속 파를 기록하며 이대한과 김홍택, 김백준에게 쫓겼지만 8번 홀(파4)을 시작으로 9번 홀(파5)과 10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낚았다. 13번 홀(파5)에서 시도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려두며 여유롭게 버디를 성공시켰고 14번 홀(파4)에서도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예감했다. 2타 차의 여유 속에 나선 18번 홀(파4)에서는 20m 가량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포효했다.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뒤에도 전가람은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마지막 홀이 들어가서 생각 정리가 안 된다. 군대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우승을 5년 만에 했다"며 "작년에 군산에서 할 줄 알았는데 그때 너무 투어를 적응을 못했던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잘 치고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걸 생각을 못해서 졌다. 오늘도 그 때 생각이 나더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골프는 끝나봐야 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쳐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군 전역 후 첫 시즌에서 두 차례나 준우승을 거뒀고 드디어 정상에 등극했다. 공백이 믿기지 않는 활약. 전가람은 "군대 가기 전까지 레슨을 잘 안 받고 감각적으로 치는 스타일이었는데 전역 후 염돈웅 프로에게 레슨을 받았다"며 "레슨을 받고 다다음주에 군산에서 우승할 뻔했고 이후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금까지 꾸준히 레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최경주 프로와 함께 경기를 치르며 호평을 받을 만큼 뛰어난 아이언샷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에게도 뚜렷한 약점이 존재했다. 바로 쇼트게임 능력이다. 전가람은 "샷에 비하면 퍼팅은 거의 7,8점 정도 같다"며 "어프로치는 정말 못한다. 퍼팅보다 못하는 것이다. 16번 홀에서 그린을 놓쳤는데 거기서 파세이브를 못했으면 어프로치 때문에 멘탈이 무너져서 우승도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 어프로치 입스를 겪었다는 그는 여전히 어프로치를 자신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았다. "많이 극복했는데도 잘 안 된다. 그린을 놓치면 무조건 보기를 한다. 10m 어프로치에서 2m에 가져다 놓으면 잘했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그럼에도 심리적 안정감이 커지며 우승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사실이 그를 변화케 했다. 중압감이 컸다는 전가람은 "선수마다 다른데 내 할 것만 하자고 생각한다. 달라진 게 있다. 곧 결혼을 하는데 가족 생각이 나니까 극복을 하게 되더라. 그 차이가 큰 것 같다"며 "결혼을 안했으면 (그런 상황에서) 무너졌을 것 같다. 가족이 생기고 지켜야 하다보니까 떨려도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공 하나라도 더 치면서 연습으로 극복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에이원CC에만 서면 작아졌지만 이번엔 달랐다. "시즌 초반에 연습을 열심히 하고 샷이 잘 맞아서 좋은 성적이 난 것도 있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가족이 처음 생기는 것이다보니 책임감이 남다르더라"며 "큰 경기 때 잘 못쳤고 (총상금) 10억원 미만인 대회에서는 잘했는데 가족이 생기면 돈도 많이 드니까 메이저 대회에서 잘 쳐야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차이인 것 같다.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날 예비 신부는 동행하지 않았다. 그 또한 '사랑꾼의 면모'가 나타난 그의 배려 때문이다. "집이 의정부라 멀어서 오지 말라고 했다. 선두권이 너무 촘촘해서 우승을 장담할 수도 없었다"며 "서울에서 양산까지 오는 것만 5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서 집에서 응원이나 하라고 했다. 끝나고 KTX를 타고 바로 올라갈 것이다. 차가 없으면 걸어서라도 갈 것"이라고 너스레도 떨었다.
이어 "아내가 골프를 잘 모른다. 많이 알려주려고 하는데 어떤 중압감을 갖고 있는지는 잘 설명이 안 된다. 다른 직업군이면 전혀 알 수 없는 세계"라면서도 "밤에 긴장하고 잠 설치는 걸알고 있어 많이 토닥여준다. 그런 걸 보면서 빨리 우승을 해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하게 됐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장인, 장모님도 골프를 좋아하시는데 좋은 선물을 해드린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
전역을 한 뒤 결혼까지 앞둔 상황에서 커리어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300점을 추가한 전가람은 누적 2148.20점으로 6위로 도약했다. 상금 랭킹에선 3억 7781만 6503점으로 김홍택(볼빅·4억 6055만 1865원)을 바짝 뒤쫓았다. 목표도 한층 상향될 수밖에 없다.
"당초 10월에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나서는 게 목표였다. 그러려면 30위 안에 들어야 하고 시즌 전부터 거기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그는 "그러려면 우승도 하고 정말 잘 쳐야 하는데 이번 우승으로 목표는 이룬 것 같다. 조금 더 위를 바라보자면 대상을 한 번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2번째 한맥CC 대회 때 마지막날에 9언더였나 홀인원 포함 이글도 하고 샷이 엄청 잘 됐다"며 "욕심은 시작부터 있었다. 샷도 잘 되고 군대와 투어 복귀한지도 2년 차이고 해서 슬슬 적응하고 마음껏해 보자고 생각했다. 시즌 전부터 연습만 했고 결혼을 앞두고 다른 것을 할 틈도 없었다.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3개 정도 남았는데 마무리 잘해서 욕심을 내보겠다"고 말했다.
양산=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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