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예선 확정했다고 설렁설렁 안 돼” 태극마크의 무게
오른쪽 수비수 ‘뜨거운 출전 경쟁’
한국 축구가 중국전을 겨냥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선 9일 고양종합운동장.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가벼운 몸풀기로 시작해 고난도의 전술 훈련까지 꼼꼼하게 소화했다. 훈련에 돌입하기 전만 해도 웃음기가 가득했던 선수들은 김도훈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1시간30분가량 긴장 속에 땀을 흘렸다.
한국이 지난 6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C조 5차전에서 싱가포르를 7-0으로 대파했기에 여유로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C조 선두인 한국은 4승1무(승점 13)로 11일 중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선수들은 태극마크의 무게를 말했다. 미드필더 황인범(즈베즈다)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팀이 다음 라운드(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고 설렁설렁 뛸 수 있는 세계가 아니지 않으냐”며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한 상대에게 홈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수비수 김진수(전북)도 “중국 원정에선 경기를 뛰지 못했다. 밖에서 볼 때는 당연히 쉬운 팀이 없더라”며 “홈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꼭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대표팀에 새 얼굴을 대거 발탁한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맹활약을 펼친 미드필더 배준호(스토크시티)를 비롯해 공격수 오세훈(마치다젤비아), 수비수 최준(서울)과 황재원(대구), 하창래(나고야 그램퍼스), 박승욱(김천 상무) 그리고 골키퍼 황인재(포항 스틸러스) 등 7명이 합류하다보니 기존 선수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특히 새 얼굴들의 격전지로 분류되는 오른쪽 수비 자리엔 누가 중국전에서 선발로 나설지 예측조차 쉽지 않다. 황재원이 먼저 선발 출전해 데뷔전을 치렀다면, 박승욱은 교체 출전해 배준호의 A매치 데뷔골을 도왔다. 최준 역시 실력에선 두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다.
김진수는 “측면 수비수로 기존 선수는 나 혼자”라면서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알기에 밀리지 않으려고 더 노력하고 있다. 이 자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표팀 훈련에선 오세훈과 미드필더 정우영(알칼리즈)이 각각 왼쪽 허벅지와 왼쪽 발목 부상으로 휴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두 선수 휴식은 모두 큰 부상이 아닌 예방 차원”이라며 “중국전은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양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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