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역사왜곡 연구’ 이태영 국제교과서연구소장 별세
동유럽 역사에 대한 연구로 시작해 말년에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 문제에 헌신한 이태영 한국국제교과서연구소장이 지난 8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2세.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본대학과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공부했다.
1963∼1974년 동국대 사학과 교수, 1969∼1974년 통일원 연구위원, 1980년 원광대 교수 겸 통일원 평화통일연구소장을 지냈고 1982∼1989년 호남대 총장을 역임했다. 순신대와 한세대 강단에도 섰다.
1963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과정에서 일본 도쿄에서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소속 이좌영씨와 만난 뒤 수차례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1974년 반공법 위반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나 2014년 서울고법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저서로는 <동구사회 형성의 연혁과 정치 현실>(1980), <세계문화사>(1986), <게르만과 슬라브>(1993), <중구(中歐)의 역사와 정치>(1993) 등이 있다. 역서로는 <비스마르크>(1975), <평화에의 의지>(1975), <독일사회민주주의 100년>(1989) 등을 남겼다.
퇴직 후에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 등에 관심을 갖고 1990년 한국국제교과서연구소를 설립했다. 칭화대 중한역사문화연구소 원장을 맡기도 했다. <한·일 역사교과서 수정의 제문제(編)>(1995), <고대 동북아연구-어제와 오늘>(2008) 등의 저서는 그러한 연구의 결실이다.
유족으로는 이정원·정훈·정욱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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