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역사왜곡 연구’ 이태영 국제교과서연구소장 별세

정원식 기자 2024. 6. 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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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역사에 대한 연구로 시작해 말년에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 문제에 헌신한 이태영 한국국제교과서연구소장이 지난 8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2세.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본대학과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공부했다.

1963∼1974년 동국대 사학과 교수, 1969∼1974년 통일원 연구위원, 1980년 원광대 교수 겸 통일원 평화통일연구소장을 지냈고 1982∼1989년 호남대 총장을 역임했다. 순신대와 한세대 강단에도 섰다.

1963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과정에서 일본 도쿄에서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소속 이좌영씨와 만난 뒤 수차례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1974년 반공법 위반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나 2014년 서울고법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저서로는 <동구사회 형성의 연혁과 정치 현실>(1980), <세계문화사>(1986), <게르만과 슬라브>(1993), <중구(中歐)의 역사와 정치>(1993) 등이 있다. 역서로는 <비스마르크>(1975), <평화에의 의지>(1975), <독일사회민주주의 100년>(1989) 등을 남겼다.

퇴직 후에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 등에 관심을 갖고 1990년 한국국제교과서연구소를 설립했다. 칭화대 중한역사문화연구소 원장을 맡기도 했다. <한·일 역사교과서 수정의 제문제(編)>(1995), <고대 동북아연구-어제와 오늘>(2008) 등의 저서는 그러한 연구의 결실이다.

유족으로는 이정원·정훈·정욱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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