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넉달째 입사 연기된 간호사들…“알바하며 버텨”

홍란 2024. 6. 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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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진

"병원 출퇴근 위해 전세금 대출까지 받았는데…갑자기 연기돼 알바하면서 이자를 갚고 있어요."

의료 대란 장기화로 주요 대학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상반기 발령 예정이던 신임 간호사들의 입사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 지난 3월 입사할 예정이었던 A씨는 첫 출근을 열흘 앞두고 갑자기 '입사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A씨는 병원 발령 통보를 받은 뒤 출퇴근을 위해 전세금 대출을 받는 등 입사 준비를 마쳤지만, 첫 출근 직전 '의료대란사태가 안정화되면 그때 다시 부르겠다'는 이메일을 받은 겁니다.

A씨가 병원 측에 문의해봤지만 '발령 날짜는 미정'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사진설명: A씨가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받은 발령 취소 이메일

A씨는 "병원에서 빨리 일을 시작해 경력도 쌓고, 대학원에서 공부도 하고 미래에 대한 꿈이 컸는데 일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심정이 착잡하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서울 주요 대형병원 두 곳에 합격해 올 상반기 입사 예정이던 B씨 역시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2월, 갑자기 ‘발령 무기한 대기’ 통보를 받았습니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본가로 돌아간 B씨는 "지방에는 병원 아르바이트 자리가 마땅치 않아 이자카야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학교 실습에서 배운 것들을 잊어 나중에 뒤늦게 병원에 발령되면 적응을 못할까 걱정 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형병원들이 경영난으로 재직 중인 간호사에게 무급휴가를 권고하고, 지난해 열린 공채 합격자들의 병원 발령이 무기한으로 연기된 상황에서 주요 병원들의 신규 채용도 중단됐습니다.

현재 수도권 23개 상급종합병원 중 2025년도 간호사 공채를 실시 중인 병원은 단 1곳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내 간호사 취업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해외취업소개업체 관계자는 "해외와 비교해 간호사 임금 등 처우나 근무환경이 많이 차이 나는데다가 최근 의료대란 상황이 겹쳐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습니다.

홍란 기자 hr@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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