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향해 “집행유예만 돼도 대통령직 상실”...'이재명=대통령' 떠올리게 한단 지적도

류정화 기자 2024. 6. 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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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이재명 겨냥 글 올려...사법지식으로 존재감 드러내기?
당권주자 나경원ㆍ안철수도 '이재명 때리기'

한동훈, 이재명 겨냥 “대통령 돼도 재판 중단 안 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연 이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페이스북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북송금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각하면섭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한 전 위원장은 오늘 “이미 진행중인 형사재판은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중단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썼습니다. “헌법은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을 따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형사소추와 형사소송을 용어상 구분해서 쓰고 있으므로 '소추'란 소송의 제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헌법 48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공소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이미 진행중이던 형사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법리적 해석을 내놓은 겁니다.

한 전 위원장은 나아가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다음 실형도 아니고 집행유예만 확정돼도 대통령 직이 상실된다”고 썼습니다. 이 경우 선거를 다시해야 한다면서 “이 전 부지사에게 선고된 형량은 9년 6개월”이라며 중형임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표현입니다.

나경원ㆍ안철수도 '이재명 때리기'...한동훈은 사법 지식으로 '존재감' 표출



한 전 위원장 외에도 국민의힘의 잠재적 당권주자로 불리는 나경원ㆍ안철수 의원도 앞다투어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전 부지사 판결과 관련해 '이재명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상대방을 비판하며 주변의 세를 결집시키는 전략입니다.

'이재명 때리기' 나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왼쪽부터)
나 의원은 “이 전 부지사 9년 6개월 선고가 뜻하는 바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그 다음이 이재명 대표라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이 대표 본인” 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며 검찰을 향해 이 대표를 즉각 수사, 기소하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안 의원 역시 “이화영의 대북송금 유죄는 이재명의 유죄”라며 “이 대표가 이화영으로부터 대북송금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이실직고 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이 대표를 직접 저격한 글을 연이틀 올린 것도 전당대회 앞둔 행보의 일환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본인의 전문분야인 사법적인 분야에 대한 지식과 해석을 내놓으면서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섰단 겁니다.

'이재명이 대통령?'...당 대표하려면 "민생ㆍ정책 들고 나와야"



다만 한 전 위원장 식의 '이재명 때리기'가 오히려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키워주는 방식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한 전 위원장의 의도는 명백합니다. ”거대야당에서 어떻게든 재판을 지연시켜 형사피고인을 대통령 만들어보려하는 초현실적인 상황”을 비판하기 위한 겁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기 위해 검사 출신인 한 전 위원장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를 상정해 비판하면서 '이재명=대통령'이란 등식을 떠올리게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정치권의 또다른 인사는 “이ㆍ조 심판론이 전면에 부각됐던 총선 결과를 알지 않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하면 코끼리를 더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이재명ㆍ조국 대표 비판말고 민생과 정책에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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