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사상… 이 ‘인질 구출 작전’ 정당성 논란
작전명 ‘여름의 씨앗’… 한낮 대규모 교전
가자당국 “최소 274명 사망·598명 부상”
민간인들 대거 희생에 비판 목소리 확산
EU “또 학살 발생 충격적… 강력히 규탄”
폐허된 난민촌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인질 구조를 위해 벌인 공습으로 무너져 내린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 건물 잔해를 팔레스타인인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 제공 |
노아 아르가마니(25), 알모그 메이르 잔(21), 안드레이 코즐로프(27), 슐로미 지브(40) 인질 4명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열린 노바 음악제에 참석했다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납치됐다. 아르가마니가 당시 울부짖으며 하마스 대원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실려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구출 작전은 대규모 교전을 불러일으켰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대원들에게 많은 총탄과 로켓추진유탄(RPG) 포탄이 쏟아졌다”며 “지상군과 공군이 작전 병력과 인질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인질들은 민간인 주택 건물을 벗어난 뒤 헬기를 타고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전역이 인질 구출 소식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방송에서는 정규 방송이 취소되고, 관련 소식을 보도하기 위한 특집 보도가 편성됐다. 6일 이 작전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들이 머물고 있는 라마트간의 셰바 병원에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임무를 완료하고 모든 인질, 생존한 사람과 사망한 사람 모두를 귀국시킬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명의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최소 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희생시킨 이번 작전에 서방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CNN은 지난 3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보고서를 근거로 CIA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세우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를 거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도했다. CIA가 보고서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모호한 용어로 가자지구 미래를 논의함으로써 (이스라엘 연정의) 안보 책임자들의 지지를 유지하고 연정 우파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는 것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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