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 풍선 맞서 확성기 재개…남북, ‘강 대 강’ 대결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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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추가 살포에 대응해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즉각 재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 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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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추가 살포에 대응해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즉각 재개했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강력한 대북 심리전 카드를 정부가 6년 만에 꺼내들면서, 남북의 상호 작용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악순환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밤에도 오물 풍선 추정 물체를 남쪽으로 또 띄워 보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우리 군은 이번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하여 경고한 바와 같이 오늘 오후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최전방 지역에서, 군이 운영하는 대북 라디오 ‘자유의 소리’를 고정식 확성기를 통해 방송했다. 합참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 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정부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뒤, “오늘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9·19 남북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안을 재가해, 대북 확성기 방송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확성기 방송 재개는 2018년 4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따라 확성기를 철거한 지 6년 만이다.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강력 대응을 결정한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북한이 명백하게 대한민국 사회를 혼란시키고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하고 있는 이상 정부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남북한의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정부가 강경 태세로 응수하며, ‘강 대 강’ 대결로만 치닫는 모양새다. 북한 대응에 따라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북한은 8일 밤부터 9일 오전까지 330여개의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했고, 이 가운데 80여개가 경기, 강원 등 남한 지역에 낙하했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밝혔다. 국내 민간단체들이 지난 6~7일 대북 전단을 보낸 데 대한 보복 성격으로 풀이된다. 합참은 9일 밤 9시40분께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경기북부 지역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지난달 28~29일, 지난 1~2일, 8일 밤~9일 오전에 이어 네번째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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