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쌍방울 대북송금 실체, 항소심에서 보다 분명히 가려져야
법원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의 실체를 인정하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 전 부지사가 당시 경기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는지 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쌍방울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댔다고 결론냈다. “경기도지사 방북 관련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돈이며, 사례금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이 전 부지사가 기소된 지 1년10개월 만에 나왔다. 변호인 중도 사퇴와 법관 기피 신청 등 우여곡절을 거쳤다. 대북송금 의혹은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500만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300만달러)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북한의 실세에게 대신 전달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측으로부터 억대 뇌물과 정치자금을 받고 쌍방울이 북한에 거액을 송금하는 일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회사 주가를 띄우기 위해 북한 측과 사전에 모의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국가정보원 문건이 있었는데도 재판부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의 항변은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 본다. 애초 이번 사건은 ‘윤석열 검찰’이 야당 대표를 상대로 벌인 무자비한 편파 수사에서 파생된 혐의가 강하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수시로 바뀌고, ‘술자리 의혹’ 등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회유 논란까지 일었다. 북한을 상대로 수사가 불가능한 탓에 물증이 없는 만큼 당사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것이 재판의 핵심인데 재판부는 쌍방울 측 관계자와 검찰의 입장만 중시한 면이 없지 않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1심 유죄가 선고되자 기다렸다는 듯 “불법 대북송금의 실체가 명백히 확인됐다”고 성명을 낸 것은 경솔한 처사다. 지금과 같은 여야 대치 국면에서 정치권을 자극해 뭘 얻고자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독립성을 상실한 검찰을 국민이 얼마나 신뢰할지 의문이다. 검찰은 언제까지 야당 수사에만 매달려 있을 것인가. 검찰은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쌍방울 사건을 매듭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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