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친 만나는데 오늘 뭐 입을까?”...웹툰 주인공과 대화창 열린다
웹툰 IP와 AI의 융합, 신시장 개척
월간활성사용자 1억7000만명 돌파
“더 노력해야해, 죽을 각오로.“ (외모지상주의 박형석 AI 캐릭터)
‘내가 좋아하는’ 웹툰 속 캐릭터와 실시간 채팅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인공지능(AI)을 토대로 웹툰 속 캐릭터와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웹페이지인 ‘캐릭터챗’을 이르면 이달 출시한다.
웹툰·웹소설·코믹(만화) 플랫폼사가 직접 소비자를 상대로 AI 챗봇을 내놓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이다. 웹툰 플랫폼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기술과 연계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생태계를 확대하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번 AI챗봇은 웹툰 캐릭터를 빼닮은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주인공 말투를 흉내 내 답변한다. 마치 살아있는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챗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네이버가 직접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막바지 개발 작업을 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뒤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지속 업데이트할 방침이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캐릭터 AI 서비스와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인 캐릭터닷AI는 임의로 캐릭터를 생성하고 성격, 언어 습관, 캐릭터 배경 등을 학습하는 가상 챗봇 플랫폼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뿐 아니다. 네이버웹툰은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외에도 창작자를 위한 AI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 상태다. 생성형 AI 기술은 창작자들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강력한 ‘도구’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앞서 증권신고서를 통해 ”다음 세대의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전문 작가, 감독, 프로듀서가 대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용자의 창의력을 활용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에 착수한 네이버웹툰이 AI라는 첨단 기술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이자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몸값만 5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150개 이상 국가에 약 1억 70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웹툰 창작자는 2400만명, 월간유료사용자는 780만명에 달한다. 특히 ‘메가 IP’를 다수 갖고 있다. 몇몇 웹툰은 수십억뷰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단위 열성 팬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스토리를 다양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0년 동안 100개 이상의 스트리밍 시리즈·영화, 200개 이상의 책, 70개 이상의 게임, 1100만개 이상의 소비자 제품군을 포함해 총 900개 이상의 작품을 제작·각색했다. 웹툰·웹소설이 AI 기술과 융합된 콘텐츠로 진화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믹스’도 주목된다.
미디어 믹스란 미디어 산업에서 IP를 소설, 영화, 만화, 게임, 캐릭터 제품 등 여러 미디어로 출시하는 것을 뜻한다. 캐릭터와 AI의 융합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에 AI라는 기술을 접목하는 데 성공한다면 기업가치 부양은 물론 네이버웹툰이 표방해온 ‘스토리 테크’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은 나스닥 상장 후 AI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IP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네이버웹툰은 플랫폼이 보유한 IP를 모기업 네이버가 축적한 AI 기술과 접목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웹툰은 수출을 뛰어넘어, 해외 작가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해외 스토리를 찾아내고 이를 웹툰·웹소설·드라마로 제작하는 ‘글로벌 스토리 생태계’를 만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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