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재난구호에 국방까지… 자율비행 드론이 해결사 [중기·벤처 'Why Pick']
초고화질 데이터 촬영·수집 SW
풍력발전기 날개 점검에 최적화
세계 3대 풍력터빈 고객사 보유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사진)는 9일 "자율비행 드론을 통해 풍력발전소 점검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한번 바꿨고 이를 시작으로 군, 경찰, 소방, 항공 등 다양한 산업의 모습을 하나씩 바꿔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니어스랩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학 학·석사 과정을 마친 최 대표와 정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의기투합해 지난 2015년 설립한 인공지능(AI) 자율비행 드론 스타트업이다. 사명엔 드론을 통해 지구 가까이서(Near Earth) 가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최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전 직장에서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두산중공업에서 원자력발전소 운영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점검원이 줄 하나에 의지한 채 거대한 탱크를 점검하는 등 현장의 많은 일들이 여전히 사람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에 최 대표는 드론으로 산업 현장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 창업을 결심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안전점검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기존 드론에 니어스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진단이 필요한 곳에서 초고화질 데이터를 촬영 및 수집하고, 이를 AI로 자동 분석해 사전 유지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결함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날개 부분) 점검 현장에 쓰인다.
최 대표는 "드론이 진단하는 손상 종류가 약 15가지가 있고 이 손상의 심각도를 1부터 5까지 나눠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준다"며 "정비를 위해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최상의 상태로 유지보수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런 솔루션 장점으로 현장 안전성과 데이터 정확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이전까지 풍력발전기 날개 점검을 하면 사람이 200~300m까지 올라가 밧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다"며 "결국 사람이 하다 보니 위험한 데다가 일관성 없는 데이터가 모이기 십상이었지만 이를 드론과 AI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니어스랩은 국내 풍력발전단지 60% 이상을 점검했다. 강원풍력, 제주에너지공사, 남부발전, 서부발전 외에도 국토안전관리원,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해외에서는 세계 3대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지멘스가메사, GE, 베스타스를 고객사로 확보했고, 현재 북미 및 유럽 25여개국에 솔루션을 투입 중이다.
최근에는 방위산업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방산에서 드론 역할이 명확해지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기술을 방산에 활용할 수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니어스랩은 소형 자율비행 드론 '에이든'과 직충돌형 고속드론 '카이든'을 직접 개발·제작해 선보였다. 이는 니어스랩이 선보인 첫 번째 드론 제품이다.
최 대표는 "에이든은 어떤 대상 가장 가까이에서 높은 해상도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드론으로 근거리 정찰이나 경계 등 국방 임무부터 재난 구호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카이든은 정찰이나 타격 목적으로 접근한 드론과 고속으로 충돌해 무력화시키는 드론"이라고 말했다.
특히 카이든은 비행 시 200㎞/h, 충돌 시 최고 250㎞/h로 대부분의 드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약 2kg 무게로 타 드론 대비 3배 이상 가볍고 작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니어스랩은 지난해 5월 대전국방벤처센터 협약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10월엔 방산혁신기업100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군에 에이든과 카이든을 도입하기 위해 국방부를 비롯해 다양한 곳들과 논의 중이며, 현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장에 선보이고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최 대표는 "현재 매출 대부분은 풍력발전기 점검 분야에서 나오지만, 올해 본격 방산 분야에 진출하면서 점차 매출 비중을 균형 있게 맞추려고 한다"며 "방산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드론이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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