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떠난 자리…맛집·미술관으로 바뀌는 시내면세점

안재광/라현진 2024. 6. 9. 18: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시내면세점은 유독 한국에서 발전했다.

2013년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한국에 몰려와 화장품 등 면세품을 쓸어 담아 갔다.

한화그룹은 과거 갤러리아면세점 자리인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미술관 퐁피두센터를 열기로 했다.

동화면세점도 작년 말 지하 1층을 매각했는데, 이 자리에는 건강검진센터인 KMI한국의학연구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세계 강남점 시내면세점 자리
스시·장어·와인 전문점 총집합
'하우스 오브 신세계' 열어
갤러리아면세점은 미술관으로
실적 악화에 업계 '생존 승부수'

시내면세점은 유독 한국에서 발전했다. 중국인 덕분이었다. 2013년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한국에 몰려와 화장품 등 면세품을 쓸어 담아 갔다.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영향이었다. 면세점들 ‘역할’도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보내주는 대가로 여행사에 ‘송객 수수료’란 명목의 돈을 줬다. 중국 여행사들은 이 수수료를 활용, 초저가 한국 여행상품을 만들었다. 시내면세점 방문은 필수 코스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면세점산업은 완전히 바뀌었다. 시내가 아니라 공항 위주로 재편됐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뚝 끊긴 탓이다. 시내면세점은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 자리는 쇼핑몰, 레스토랑, 미술관 등이 채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 건물 세 개 층에 ‘하우스 오브 신세계(사진)’란 이름의 미식 공간을 연다고 9일 발표했다. 7273㎡ 면적에 12개 최고급 레스토랑과 와인 판매점, 명품 편집 매장인 분더샵 메자닌, VIP 개별 쇼핑공간 등이 들어선다. 10일부터 먼저 문을 여는 최고급 레스토랑에는 신세계가 직영하는 한식당 ‘자주한상’을 비롯해 최고급 스시집 ‘김수사’, 일본 도쿄 장어덮밥 전문점 ‘우나기’ 등이 입점한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본래 신세계면세점이 영업하던 공간이었다. 한때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탄 버스가 몰려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체관광객이 자취를 감추자 신세계는 2021년 7월 면세점 영업을 끝내고 비워뒀다. 그러다 신세계 강남점 영업이 잘되자 백화점 시설로 고쳐 쓰기로 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JW메리어트호텔과 1층에서 연결돼 하나의 공간처럼 인식된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서울 용산의 복합쇼핑몰 아이파크몰은 내년 HDC신라면세점의 면세점 특허 갱신 시점에 맞춰 영업면적 축소를 검토 중이다. 매출은 줄고 적자가 쌓이고 있어서다. 이 면세점의 작년 매출은 5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00억원을 넘겼다. 아이파크몰은 면세점 전용 버스주차장 자리도 이미 함께 쓰고있다. 한화그룹은 과거 갤러리아면세점 자리인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미술관 퐁피두센터를 열기로 했다. 퐁피두센터는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프랑스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동화면세점도 작년 말 지하 1층을 매각했는데, 이 자리에는 건강검진센터인 KMI한국의학연구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연도인 2019년 25조원에 육박하던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3조원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올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올 1분기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면세점은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또한 1분기 5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 적자를 지속했다.

안재광/라현진 기자 ahnjk@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